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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LG 만난 사자 군단, 또 ‘쾅쾅쾅’…KS 향해 먼저 포효

입력
2024.10.13 17:58
수정
2024.10.13 18:5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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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KS 이후 가을에 다시 만난 삼성-LG
PO 1차전에서 삼성 10-4 승리
구자욱-김영웅-디아즈 3이닝 연속 대포쇼
2차전 선발 삼성 원태인vsLG 엔스

삼성 구자욱(왼쪽)이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3회말 3점 홈런을 터뜨리고 홈 베이스를 밟자, 먼저 득점한 김지찬(가운데)과 윤정빈이 하트를 그리고 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75.8%의 확률을 잡았다. 대구=연합뉴스

삼성 구자욱(왼쪽)이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3회말 3점 홈런을 터뜨리고 홈 베이스를 밟자, 먼저 득점한 김지찬(가운데)과 윤정빈이 하트를 그리고 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75.8%의 확률을 잡았다. 대구=연합뉴스

“2002년 한국시리즈 마지막(6차전)에 극적인 이승엽의 동점 홈런,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이 있었다. 그런 좋은 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국민 유격수’ 출신 박진만 삼성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홈런을 앞세워 LG를 울렸던 삼성이 22년 만에 성사된 포스트시즌 리턴 매치에서도 대포 세 방을 터뜨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2위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에서 3위 LG를 10-4로 꺾었다.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삼성은 이로써 한국시리즈(KS)진출을 위한 75.8%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5전 3승제 PO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은 33번 중 25차례 KS에 올랐다.

정규시즌 종료 후 2주간 푹 쉰 삼성은 홈런 1위(185개) 팀답게 구자욱(3회말 3점 홈런), 김영웅(4회말 솔로 홈런), 르윈 디아즈(5회말 2점 홈런)가 3이닝 연속 ‘대포쇼’를 선보였다. 특히 구자욱은 4타수 3안타 1볼넷 맹타를 휘둘러 1차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삼성 김영웅이 4회말 우월 솔로포를 친 뒤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대구=뉴스1

삼성 김영웅이 4회말 우월 솔로포를 친 뒤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대구=뉴스1

타선의 지원에 힘을 얻은 선발 대니 레예스는 6.2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1자책) 역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반면 KT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벌인 끝에 PO 무대를 밟은 LG는 선발 최원태가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는 등 7피안타 5실점으로 일찍 무너진 게 뼈아팠다.

두 팀의 2차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삼성은 2차전 선발투수로 다승왕 원태인, LG는 디트릭 엔스를 각각 내세운다.

삼성 타선은 오랜 실전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경기 감각을 회복했다. 1회초 2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삼성은 1회말 1사 후 2번 윤정빈의 우익선상 2루타와 3번 구자욱의 내야 안타로 1·3루를 만든 뒤 4번 디아즈의 희생 플라이로 선제점을 뽑았다.

이후에는 화끈한 장타가 터졌다. 3회말 테이블 세터 김지찬과 윤정빈의 연속 안타로 연결된 무사 1·3루에서 주장 구자욱이 최원태의 3구째 시속 138㎞ 커터를 걷어 올려 우중월 3점 아치를 그렸다. LG가 0-4로 뒤진 4회초에 오지환의 우월 솔로포로 반격하자, 삼성은 4회말 신예 거포 김영웅이 1점 홈런으로 응수했다. 김영웅의 한 방에 최원태는 조기 강판했다. 삼성은 5-1로 앞선 5회말 1사 1루에서 디아즈가 LG의 핵심 불펜 김진성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때려 7-1까지 달아났다.

삼성 선발투수 레예스가 역투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삼성 선발투수 레예스가 역투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했던 삼성은 7회초에 흔들렸다. 투구 수 101개를 채운 레예스가 2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불펜을 가동했는데, 공을 넘겨 받은 송은범이 9번 문성주에게 투수 강습 안타를 맞고 바로 내려갔다. 만루에서 좌완 이승현은 1번 홍창기를 평범한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1루수 디아즈가 포구 실책을 했다. 그사이 LG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계속된 1·3루에선 2번 신민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7-4로 쫓겼다.

하지만 LG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삼성은 7회말 8번 이재현의 외야 희생 플라이로 1점, 8회말 상대 불펜 김대현의 연이은 폭투로 2점을 보태 승기를 굳혔다.

사령탑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맛본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걱정이었는데, 나만 걱정했던 것 같다”며 웃은 뒤 “앞으로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장 염경엽 LG 감독은 “선발 싸움에서 밀려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가 됐다”며 “(대구에서) 1승 1패가 목표였다. 꼭 2차전은 이기겠다”고 말했다.

대구 =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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