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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커창 1주기 앞두고 마라톤 대회 돌연 연기... "추도 분위기 확산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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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중국 곳곳에서 예정됐던 마라톤 대회들이 돌연 줄줄이 연기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적'이었던 리커창 전 총리 사망 1주기를 맞아 마라톤 대회를 통한 추모 열기의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홍콩 명보는 13일 "허난성 정저우 마라톤 등 이달 계획돼 있던 중국 마라톤 대회가 대거 다음 달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참가 선수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돼 사과한다"며 "숙박 취소 등으로 발생한 경비 손실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직위는 대회 연기 이유에 대해선 함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뿐이 아니다. 27일 안후이성 잉상현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라톤 대회, 20일로 잡혀 있던 안후이성 추저우 마라톤 대회도 각각 다음 달로 급작스럽게 미뤄졌다. 이 역시 연기 배경에 대한 설명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갑자기 개최가 미뤄진 마라톤 대회들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숨진 리 전 총리의 사망 1주기(10월 27일) 당일 또는 직전에 열릴 예정이었다. 리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시 주석의 경제 정책을 향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으며 대립 구도를 형성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총리로서의 정책 실권을 시 주석에게 빼앗기며 '비운의 2인자'로 지난해 3월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퇴임 7개월 만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의 중국 화교 방송 NTDTV는 "마라톤 대회가 연기된 지역은 대부분 지난해 리 전 총리 추모 열기가 유독 높았던 곳"이라고 짚었다. 이어 "리커창 사망 1주기에 열릴 예정이던 마라톤 대회가 취소된 이유에 대해 주최 측은 물론 그 어느 언론도 감히 언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라톤 대회를 통해 리 전 총리 추도 분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을 중국 지도부가 염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리 전 총리 별세 당시, 그가 거주하거나 근무했던 안후이성과 허난성 곳곳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조화가 산처럼 쌓였다. 특히 리 전 총리 사망 다음 날 허난성 정저우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는 '리커창 추도 대회'와 다를 바 없었다. 추모의 뜻을 담은 깃발이 대회장 곳곳에 걸렸고, "장강과 황하는 역류하지 않는다"는 생전 리 전 총리 발언, 그의 사진을 새긴 유니폼을 입은 주자들까지 등장했다.
중국 정부는 리 전 총리 사망 당시에도 여론을 통제했다. 온라인에서는 리 전 총리의 주요 영상을 검열·삭제했고, 대학 동아리 활동과 일반 시민의 광장무도 한시적으로 불허했다. 교직원들에게는 '수업 시간에 리 전 총리 사망에 대한 언급을 삼가라'고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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