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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밀리듯 만나는 尹-韓... 김건희 여사 거취에 달린 '독대' 성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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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요청을 수용했다. 시점은 16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이후로 조율할 전망이다. 성사되면 지난달 24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을 계기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선거 브로커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하면서 윤 대통령은 수세에 몰린 모양새다. 다만 한 대표가 김 여사 사과와 공개활동 자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어느 선까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여권에서 가중되는 공멸 위기감 속에 둘의 독대가 출구전략을 모색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최근 참모들이 독대 관련 건의를 여러 번 했고 대통령께서 흔쾌히 수용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11일 귀국하지만 한 대표가 16일 재보궐 선거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구체적인 날짜, 장소, 형식은 선거 이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독대 성사 배경과 관련 “윤 대통령과 한 대표에 대해 자꾸 당정 갈등이라는 오해가 쌓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최근 명씨 논란을 비롯해 나날이 늘어나는 김 여사 관련 악재와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간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에서 독대 성사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지속돼왔다. 홍철호 정무수석이 8일 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의 모친상 상가에서 장시간 머물면서 늦게 도착한 한 대표와 만났고 이 자리에서 구체적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에게 독대 필요성을 설득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앞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부하고 시간을 끄는 사이 정치적 부담은 훨씬 커졌다. 김 여사 특검법 표결에서 여당 의원 4명이 이탈한데다 명태균씨의 거침없는 폭로전으로 윤 대통령은 악재가 겹쳤다. 자연히 국정 지지율과 당 지지율은 동반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4%로 2주 전과 비교해 1%포인트 떨어졌다. NBS 조사 기준으로는 취임 후 최저치다. 당 지지율도 1%포인트 하락한 27%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하지만 양측의 간극은 여전하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공세를 막을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당정 갈등 해소가 최우선이다. 반면 한 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바꾸는 데 주력해왔다. 물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민 눈높이에 맞춘다면 해묵은 '윤-한 갈등'은 사그라들고 여권은 단일대오로 변모할 수도 있다. 여권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독대를 한 뒤 김 여사가 직접 사과 의미를 표명하는 방안, 국감이 끝나고 11월 중후반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형식의 자리를 마련해 현재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재판 선고 등 정치적 변수도 여럿"이라며 "양측 모두 머리가 복잡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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