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토건주의' 비판에 환경장관 "기후댐 '4대강 2탄' 아냐, 직 걸겠다"

입력
2024.10.08 17:54
수정
2024.10.08 18:38
구독

"불필요한 댐 건설로 토목 일으켜" 비판
김완섭 장관 "위에서 오더 받은 것 아냐"
낙동강 녹조 문제엔 "민·관·학 조사하자"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안경을 다시 쓰고 있다. 고영권 기자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안경을 다시 쓰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환경부의 14개 기후대응댐 신설 계획에 대해 "혈세낭비댐" "환경토목부" 등 비판을 쏟아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만약 4대강 사업 2탄으로 토목 세력을 위해 댐을 강행하는 것이라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맞섰다.

김 장관은 8일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댐 신설 추진과 관련해 "(정부가) 또 토목사업을 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14개를 어디에서 오더(명령)를 받아서 다 해야 하고, 직을 거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그런 증거가 나오면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말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4대강 사업 이후 10여 년 만에 나온 대규모 치수 계획이자, '국가 주도 대규모 댐 건설은 이제 없다'는 문재인 정부 방침을 뒤집은 것이라 논란이 뒤따랐다. 특히 댐 규모가 비교적 크고, 지역 건의가 사전에 없었던 곳 위주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강원 양구군 수입천댐 등 4곳은 아직 주민 설명회도 열지 못한 상태다.

야당 의원들은 신설 댐이 '기후대응' 취지에 부합하는지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데다, '토건주의'를 위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박해철 민주당 의원은 "수해는 제방 관리 부실, 과도한 하천 공간 활용, 내수 배제 불량이 주원인"이라며 "소규모 댐은 극한호우 시 도리어 '물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우 같은 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불필요한 댐 14개를 기후대응댐으로 포장해 환경의 이름으로 토목 건설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동강 유역 녹조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자 김 장관은 민·관·학 공동조사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전날 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유역 주민 콧속에서 녹조 독소 중 하나인 유해 남세균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녹조 저감과 재자연화를 위해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는 이용우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등의 질의에는 "유속 흐름이 녹조 발생의 유일한 원인이라면 답이 되겠지만 유기물질, 온도 등 다른 요인도 많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하면서 객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장형진 영풍 고문은 일본 출장을 명분 삼아 불출석했다. 영풍그룹 주요 사업장인 석포제련소는 카드뮴 유출 등 반복되는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 의원들 모두 한목소리로 '도피성 출장'이라고 규탄하며, 오는 24일 종합감사에도 불출석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최나실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