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상담 선제 도입한 대륙아주, 서비스 결국 중단.. 변협 징계 시도엔 반발

변협 "징계 절차는 계속할 것"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AI 대륙아주 징계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최창영 법무법인 해광 대표변호사, 이규철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이제원 넥서스AI 대표. 뉴시스

변호사 업계 최초로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법률 상담서비스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징계 절차가 시작되자, 해당 서비스를 운용하는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산업 경쟁력 악화를 초래하는 조치"라며 강력 반발했다. 다만, 징계 절차가 들어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AI 서비스는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륙아주는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사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협은 AI 서비스가 변호사법상 광고 규정과 동업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규정을 지나치게 확대해 해석한 것으로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륙아주는 3월 리걸테크 벤처기업 넥서스AI와 손잡고 네이버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법률상담 특화 AI 'AI 대륙아주'를 개발했다. 국내 로펌에서 직접 AI법률 챗봇을 만든 첫 사례다. 온라인 대화를 통해 실시간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소속 변호사들이 9개월가량 1만여 개에 달하는 질문과 답변을 만들어 AI를 학습시켰다.

변협은 이 서비스가 변호사법상 변호사 광고규정과 동업금지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며 제동을 걸었다.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상담을 AI가 하게 되면, 공정한 수임질서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였다. 수임 사건 정보를 챗봇 데이터로 활용해 고객 정보 보호 의무도 어긴 것이라는 판단도 내렸다. 결국 변협 조사위원회는 지난달 대륙아주와 소속 변호사 7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륙아주는 이날부터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변협 징계가 도래한 이상 적극적 홍보가 불가능한 점 등 현실적으로 진행이 어렵다고 봐서 적법성 여부와 상관없이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협의 징계 개시는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변협은 AI 대륙아주를 법률 상담으로 보는데 구체적 사건과 상관없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변협이 리걸테크 기업과 함께 변호사 직역 확대에 힘을 쏟지 않고 업체들에 징계의 칼을 들이댄다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륙아주는 향후 징계 절차에서 적법하게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변협은 대륙아주의 서비스 중단에 대해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징계는 절차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변협은 이날 입장문을 내서 "변협은 기술의 발전을 막는 것이 아닌 변호사법 위반 소지 행위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것"이라면서 "AI에 대한 변협의 입장은 회원들의 총의를 수렴하고 법무부와 협의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