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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반도체 수장 첫 사과 ②추가 자료 배포...3분기 성적표 나온 날 삼성전자 비상 걸렸다

입력
2024.10.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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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79조 원·영업이익 9.1조 원
잠정실적 공시 후 실적 부진 설명자료 배포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낮아진 눈높이도 못 맞춘 실적


8일 삼성전자 3분기(7~9월) 잠정 실적이 발표된 후 시장의 평가다. 이날 회사는 3분기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공시했다. 최근 한 달 동안 20%를 낮춘 시장 기대치(매출 80조9,003억 원, 영업이익 10조7,717억 원)보다도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적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분기(4~6월)보다 1조 원 넘게 줄었다. 이전 삼성전자의 최대 호황기로 꼽힌 2018년 3분기의 매출 65조4,000억 원, 영업이익 17조5,000억 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심지어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을 올리고도 6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는 건 짭짤한 수익을 낸 사업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5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DS·디바이스 솔루션) 업황 악화다. 삼성전자가 낸 설명 자료에는 "메모리 사업은 서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견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 및 중국 메모리 업체의 범용 제품 공급 증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가 자료를 따로 낸 것도 '역대급' 어닝쇼크(실적 급락)를 낸 2022년 4분기(10~12월), 2023년 1분기(1~3월) 이후 세 번째다.

알짜사업인 HBM와 관련해서는 "HBM3E(5세대)의 경우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사업화가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3분기 즈음에는 삼성전자의 최신형 제품이 엔비디아에 납품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전히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도 했다.



실적 부진에 반도체 수장이 사과...대표이사는 빠져

그래픽 김대훈 기자

그래픽 김대훈 기자

시장은 특히 비메모리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을 거라고 본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추정치와 (실제 실적) 차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계(LSI)에서 크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들 사업에서 1조5,000억 원 적자를 냈을 거라고 밝혔다. SK투자증권도 "비메모리 가동률 저하에 따른 부진이 예상보다 높았을 것"이라며 파운드리·LSI 적자 규모를 1조4,000억 원으로 봤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한참 밑돈 잠정 실적을 내놓자 이 회사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뉴스룸에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최고위층 경영진이 실적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5개월 전인 5월 21일 깜짝 인사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수장을 맡았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D램 개발실장,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등 반도체 부문 핵심 요직을 거쳐 2017년 삼성SDI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이 2023년 15조 원에 가까운 영업 적자를 내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그러나 지휘봉을 잡은 지 2개 분기 만에 또다시 불명예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전 회장의 사과문은) 삼성 위기론의 발원지가 반도체라는 점에서 반도체 수장으로서 위기 극복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며 "사과의 주체에서 대표이사인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이 빠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설명자료에서도 "스마트폰 사업(DX·디바이스 경험)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 디스플레이(SDC)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일부 개선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이외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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