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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 휘젓는 '짝퉁 K브랜드' 꼬리표 떼기는 어렵다...5년 피해 건 수 1만 넘었는데

입력
2024.10.10 04:30
수정
2024.10.10 04:3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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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국산 둔갑 위조 상품' 확산
최근 5년간 분쟁 지원 비율 2.9% 불과
특허청 지원은 272건 그쳐
"정부 차원 지식재산권 보호조치 소홀"

국내기업에서 판매 중인 본품(왼쪽)과 중국 현지에서 교묘하게 디자인을 본떠 만든 모조품들. 한국식품산업협회 제공

국내기업에서 판매 중인 본품(왼쪽)과 중국 현지에서 교묘하게 디자인을 본떠 만든 모조품들. 한국식품산업협회 제공


# 유니섹스(남녀공용) 의류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 미국, 일본, 중국 등 10개국에 수출하는 A씨는 올해 5월 중국 협력사로부터 자신의 브랜드를 빼다 박은 상표를 쓰는 상품이 중국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인 티몰(Tmall)과 타오바오(Taobao)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A씨 브랜드 이미지를 베꼈다면 명백한 상표권 침해에 해당되지만 온라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상표권 침해 사실을 알고 국가 지원 사업을 알아봤지만 지원 자격이나 시기가 정해져 있어 곧바로 조치를 할 수 없어 막막했다"고 말했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허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한국 상표 무단 선점 피해 건수는 △2020년 3,457 △2021년 2,922 △2022년 2,094 △2023년 1,296 △2024년 1~8월 1,260 등으로 최근 5년 동안 1만1,029건이 일어났다. 그 기간 동안 피해를 입은 기업 수는 9,776곳에 달했다.


짝퉁 근절 위해 상표권 등록 적극 나서야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등을 통해 'K-브랜드 분쟁 대응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매년 3월부터 예산 소진 시까지 월 1회 신청을 받을 뿐 아니라 심사 후 대상 선정까지 28일가량 걸리기 때문에 그사이 피해가 커져도 어쩔 도리가 없다. 지원 비율도 저조한 실정이다. K브랜드 분쟁 대응 전략 지원 건수는 2020년 42건, 2021년 65건, 2022년 67건, 2023년 58건, 올해 8월까지 40건 등에 그쳤다. 연도별 피해 건수 대비 지원율은 1.2~4.5%였다.

업체들이 적극적인 상표권 등록을 통해 단속 및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허청 등이 중국 광저우시 공안국과 함께 적발한 케이(K) 브랜드 상표 위조 상품 65개 중 24개 브랜드는 중국에서 상표가 등록된 반면 나머지 10개 브랜드는 등록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상표권 등록을 한 경우도 34개로 절반 수준이었다. 상표권 등록을 위한 특허청의 심사 인력 또한 부족하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한국 등 세계 특허출원 5대 강국(IP5) 중 심사관 1인당 특허심사 건수는 지난해 기준 한국이 186건으로 5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반면 심사 1건당 투입되는 시간은 12.1시간으로 가장 짧았다.

김한규 의원은 "우리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행하기 위해선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필수"라며 "정부는 인력 부족만 탓할 것이 아니라 예산을 대폭 늘려서라도 우리 기업들이 어렵게 쌓아올린 기업과 상품의 가치를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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