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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정, 쿠데타 후 아세안 정상회의 첫 참석 … “불법 정권 보호” 비난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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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정부 고위 인사가 3년 8개월 전 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의 공식 초대에 응한 것이다. 미얀마 내 폭력과 인권 유린을 계속 자행하는 군부를 인근 국가가 공식 인정한 셈이어서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8일 미얀마 독립 매체 미찌마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이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2024 아세안 정상회의’에 아웅 쿄 묘 외무장관을 파견했다. 그는 미얀마 대표로 각국 외교 수장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미얀마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가는 2021년 2월 1일 군부 쿠데타와 함께 ‘국제 외톨이’ 신세로 전락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아세안 국가들은 쿠데타를 비난하면서 미얀마에 대해 정상회의 참석 대상을 ‘비정치적 인사’로 제한했다. 미얀마 군부는 항의 표시로 회의를 ‘패싱’해 왔다.
미얀마 군부의 입장 변경은 라오스가 공식 초청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67년 창설된 아세안은 동남아 10개국이 설립한 준(準)국가연합으로, 각 회원국이 매년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는다. 2021년 이후 의장국이었던 브루나이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는 미얀마 사태를 비판하며 미얀마 군정 인사들의 아세안 회의 참석 배제를 주장했었다.
그러나 올해 의장국인 라오스는 상대적으로 군부에 유화적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 1월 라오스의 알룬케오 키티쿤 아세안 의장 특사가 미얀마를 찾아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기도 했다. 미얀마 상황이 3년 8개월 전에서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했음에도 군부 고위급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된 배경이다.
미얀마 민주 진영과 국제 인권·시민 단체는 ‘쿠데타 군정의 정통성을 인정한 꼴’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미얀마 민주주의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미얀마를 대표하는 건 국민의 진정한 목소리여야 한다”며 “군부는 미얀마를 상징하지 않고, 그들이 임명한 사람이 (정상회의에) 초대받아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 단체 ‘미얀마 민주주의 보호’도 성명을 내고 “군부에 보상을 주는 것은 그들에 의해 강간과 고문을 당하고 살해된 미얀마 국민의 고통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237개 시민사회 단체도 아세안 회의에서 미얀마 군부를 제외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다만 미얀마의 관료 파견을 계기로,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사태가 보다 비중 있게 다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아세안과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발생 2개월 후인 2021년 4월 △즉각적인 폭력 중단 △정치범 석방 △인도적 지원 허용 △아세안 특사 임명 등 5개 중재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군부가 합의 이틀 만에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하면서 이는 유명무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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