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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장관 "의사 불참해도 인력추계위 출범… 대통령 사과는 부적절"

입력
2024.10.07 18:30
수정
2024.10.07 18:5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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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육과정 단축 허용 방침에 "의료 질 담보돼야"
장차관 사퇴 요구는 거부 "책임진다는 자세로 최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체계 개편 등 의정 간 신뢰 회복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인 의사인력 수급을 다룰 위원회 설치 계획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의정 갈등 장기화 책임을 두고 야당에서 요구하는 대통령 사과는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증원 문제 해법이 있냐는 야당 질의에 “2026학년도 정원은 의료계가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면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답변이 없다”며 “(의사계가 요구하는) 2025학년도 증원 감축은 입시가 시작돼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국감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의대 증원 필요성을 언급했고 여야 간 의견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복귀 대책에 대해선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문제뿐 아니라 불합리한 수가, 의료사고 부담 등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관련 정책을 하나하나 추진하고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의사단체, 전공의와 비공식적 접촉을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정책을 빨리 추진하는 것이 의정 간 신뢰를 회복하고 의료공백을 메우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연내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설치를 추진하며 전문가 위원 13명 중 7명을 의사단체 추천 몫으로 배정했다. 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합리적 인력 규모를 산출하면 법정 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의결하는 구조다. 야당은 추계위 결과가 보정심에서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조 장관은 “보정심은 추계위를 토대로 논의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추계위 협의를 뒤엎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정부는 18일까지 추계위 위원을 추천해 달라고 의료계에 요청했지만,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 5개 의사단체는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조 장관은 “의사단체가 불참하면 간호인력 추계부터 시작하고 의사단체를 계속 설득하겠다”며 “추계를 위한 기초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단체가 불참해도 추계위는 출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교육부가 내년 1학기 복귀를 전제로 의대생 휴학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대학들이 원할 경우 의대 교육 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을 두고 의학교육 부실화 우려도 쏟아졌다. 조 장관은 “의료인력 공급 공백을 막기 위한 고민으로 이해된다”며 “의료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전에 교육부와 협의한 사안은 아니라면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교육 기간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이탈 이후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막대한 재원(건강보험 약 2조3,400억 원)이 투입돼 건강보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장관은 “의료공백은 재난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건보 재정을 아껴 써야 하지만 국민 생명 지키기 위해 비상진료에 재정 투입은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의료공백 사태에 대해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 조 장관은 “대통령이 결정하고 판단할 사안”이라며 “장관이 건의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차관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의료 현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스스로 거취를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책임진다는 자세로 최선 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고통을 겪는 국민과 환자들께 주무 부처 장관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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