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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예민자(들)에게 보내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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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행동은 작아 보여도 여럿이 모이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기후대응을 실천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이 4주에 한 번씩 수요일에 연재합니다.
올해 일곱 살 된 딸아이는 온습도에 예민해 보통 사람은 느끼지 못할 미세한 변화에도 잠을 설친다. 아이의 알레르기 비염 증상은 비 오기 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꽤 정확도가 높은 일기예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도 올여름 폭염에 기후 우울을 겪었다. '기상 관측 이래 최초, 최고, 최장'의 수식어가 붙지만 '지금이 가장 시원한 여름일 것'이라는 경고처럼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더 암울하기만 하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나 채팅방에는 기후행동에 무관심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답답함과 가족도 설득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호소하는 글이 부쩍 눈에 띈다.
나는 이들을 기후예민자라고 부른다. 변화하는 날씨에 적응하기가 유난히 힘들고, 기후변화가 걱정되어 우울과 불안에 빠지고, 기후행동에 함께하지 않는 주변 사람을 보면 원망스럽고 화가 나는 사람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민감하고 섬세한 감각과 기질을 가진 사람(High Sensitive Person)이 기후예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예민하다는 건 그나마 긍정적인 표현이고, '까칠하고 유난스러워' 본인뿐 아니라 주위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으로 여겨져 온 게 사실이다. 기후예민자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환경 변화에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야 하고, 주변에 기후행동을 권유했다 '프로불편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나는 기후예민자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예로부터 예민자는 섬세한 감각으로 포식자의 접근, 독성이 있는 먹거리,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를 남들보다 빨리 알아차려 집단에 알리는 조기 경보기 역할로 인류 진화 과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기후예민자는 놓치기 쉬운 기후위기 전조증상과 피해를 미리 감지해 주위에 알리는 민간 예보관일 뿐 아니라 대규모 사회변화의 최소 조건으로 알려진 25% 그룹의 핵심 멤버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기후예민자로 인해 우리 사회는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 매년 실시하는 국민환경의식조사를 보면 '경제발전보다 환경을 우선'하고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알고 싶다'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앞두고 열린 기후행진에 함께했던 5,000명의 기후예민자는 올해 3만 명이 되었다.
당신도 기후예민자인가? 기후우울 당사자로서 응원과 함께 유효했던 몇 가지 팁을 공유한다. 기후우울에 빠졌다면 당분간 암울한 이상기후 뉴스는 멀리하자. 기후예민자로 살아가는 고충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동료를 찾자. 무엇보다 기후행동에 필요한 것은 자기희생이 아닌 자기돌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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