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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만한 스타트업만 키운다' 디캠프 역할 변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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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신생기업(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며 역할이 달라진다. 그동안 스타트업 지원단체 역할이었다면 앞으로 스타트업 육성업체(액셀러레이터) 성격을 강화한다. 이를 둘러싸고 일부 직원들이 반대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캠프가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늘리며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확대한다. 기존 디캠프는 스타트업 한 곳당 3억 원씩 투자했으나 이를 5억 원까지 늘리고 후속 투자를 포함하면 최대 15억 원으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연간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 투자 규모도 늘어난다. 디캠프의 연간 스타트업 직접 투자규모는 지난해 약 60억 원이었고 올해 70억 원을 예상하며 내년 1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인력도 늘릴 예정이다. 디캠프 관계자는 "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투자 관련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며 "여러 분야에 대한 투자 전문가를 뽑기 위해 채용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사업과 투자 내용도 달라진다. 스타트업 소개 행사인 디데이 등을 축소하고 투자 내용도 양적 투자에서 질적 투자로 바뀐다. 지금까지 디캠프는 초기 스타트업을 포함해 다수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투자했다. 그래서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 숫자가 지난해 40여 곳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앞으로 디캠프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집중하는 질적 투자로 전환한다. 디캠프 관계자는 "액셀러레이터 성격을 강화하면 투자 수익이 날만한 곳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여러 스타트업에 나눠주기식 투자보다 될 만한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스타트업 한 곳당 투자 액수는 늘어나지만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 디캠프 내부에서는 어떤 분야에 투자할지 투자 방향에 대한 조율을 하고 있다. 디캠프 관계자는 "앞으로 완전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기초 투자(시드투자)는 하지 않고 시리즈A 전단계인 프리A 단계 이상의 투자를 겨냥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나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등 기술 분야를 주목하고 플랫폼 등 서비스 기업에 대한 투자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디캠프의 역할 변화는 4월부터 새로 선임된 박영훈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액센추어의경영컨설팅 대표를 지낸 박 대표는 디캠프에 합류하기 전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 부사장과 GS리테일의 디지털 부문 부사장을 지내며 GS그룹의 스타트업 투자를 주도한 전문가다.
하지만 디캠프 내부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영리재단인 디캠프가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맞냐는 우려다. 복수의 디캠프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려고 만든 것이 디캠프"라며 "수익 목적의 투자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디캠프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디캠프 관계자는 "그동안 디캠프는 투자 수익이 나지 않아도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했는데 앞으로 액셀러레이터 역할이 강화되면 초기 스타트업들은 도움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비영리법인인 디캠프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비영리재단법인도 영리 목적의 수익 사업을 할 수는 있다. 대신 법인세법에 따라 영리법인처럼 수익사업 개시 신고를 하고 발생 수익에 대해 법인세를 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디캠프 관계자는 "내부 검토 결과 투자 확대 등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을 강화해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 따로 정관 변경 등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디캠프는 총 19개 금융기관이 8,450억 원을 출연해 2012년 설립됐다.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 및 간접 투자와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디캠프는 매달 초기 스타트업 소개 행사인 디데이를 개최하며 서울 마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지원센터 프론트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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