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심각해지는 교정시설 과밀 수용… 수용률 125%

2021년 106.4%에서 꾸준히 높아져
서울구치소 수용률, 지난해 말 153%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정문. 연합뉴스

전국 교정시설(교도소·구치소)의 과밀 수용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률은 8월 말 기준 124.5%로, 전국 시설 55곳 중 48곳(87.2%)이 정원을 초과했다.

6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률은 2021년 106.4％에서 2022년 108.1％, 지난해 118.4％로 꾸준히 높아졌다. 상태는 더 나빠져 올해 8월 31일 기준 124.5％로 집계됐다. 현재 운영 중인 교정시설은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를 포함해 총 55곳이다. 전체 정원은 5만192명이지만 6만2,514명이 수용돼 있는 상태다.

8월 말 기준 △영월교도소(92.5%) △경북북부제2교도소(청송교도소, 86.4%) △천안개방교도소(95%) 등 7곳을 제외한 교정시설 48곳이 모두 과밀수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심각한 곳은 수원구치소로, 8월 말 기준 2,488명(정원 1,650명)의 재소자가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수용률은 150.8%에 달한다.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서울구치소는 지난해 말 기준 3,436명(정원 2,247명)이 수용돼, 수용률이 152.9％에 달하기도 했다. 적정 수용 인원의 1.5배가 넘는 인원이 지내는 셈이다. 과밀수용은 감염병 등 위생 문제뿐 아니라 더위나 추위에도 취약해 재소자 간 폭행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문제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5년간 36회에 걸쳐 교정시설 과밀 수용 문제에 대해 개선 권고 조치를 했다. 2022년 7월엔 과밀수용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대법원은 교정시설이 수용자 1명당 2㎡ 미만의 공간을 배정할 정도로 과밀수용을 하고 있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 위법한 행위라고 봤다.

박지원 의원은 "교정시설 과밀화·노후화 해소는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였는데 현 정부 들어 문제가 더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