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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스라엘과 ‘이란 석유 시설 타격’ 논의 중”... 국제 원유 시장 ‘출렁’

입력
2024.10.04 18:00
수정
2024.10.0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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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5% 이상 급등... "배럴당 200달러" 관측도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 "곧 보복 있을 것" 발언
네타냐후, '재보복 논의' 최고위급 안보회의 소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으로부터 사상 두 번째 공습을 당한 이스라엘의 맞보복 카드는 결국 ‘이란 석유 시설 타격’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논의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다. 국제 유가가 5% 넘게 급등하는 등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바이든 돌출 발언 '파장'... 미 국방부 '수습'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습을 지지하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그것을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 생각에 그것은 좀 그런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부정적 입장도 드러냈지만, “어쨌든”이라면서 ‘이란 석유 시설 공습 검토’를 인정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허용할 것이냐’라는 추가 질문에는 “우리는 허가하는 게 아니라 조언하는 것”이라며 “오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돌출 발언 파장은 컸다. 우선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이날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5.15%(3.61달러) 오른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4% 이상 상승했다. 이란 석유 시설이 실제 공격을 받을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이란 간 갈등 격화로 페르시아만이 봉쇄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NYT는 “이스라엘이 준비 중인 군사 공격의 목표물과 시점을 어렴풋이 드러낸 발언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도 수습에 나섰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대통령의 언급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어떤 대응을 할지 논의하겠다는 뜻”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에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말라고 촉구했느냐’라는 질문에 “(전면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고만 답했다.

2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성난 군중이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2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성난 군중이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이란, '걸프 국가가 이스라엘 지원하면 공격' 위협"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나온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곧(Very Soon)’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일 최고위급 안보협의 회의에서 보복 수단을 결정한 뒤,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도 대비에 나선 분위기다. 3일 열린 걸프 지역 이슬람국 협의체 회의에서 이란은 ‘이스라엘 지지자’가 개입한다면 이란의 타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앙숙 관계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논평가 알리 시하비는 “이란은 비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을 돕는) 걸프 국가들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던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3일 레바논 베이루트 교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구름처럼 솟아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3일 레바논 베이루트 교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구름처럼 솟아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헤즈볼라 수장, 죽기 전 휴전 동의했는데..."

최근 중동 전운 고조에 대한 이스라엘 책임론도 제기됐다.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이었던 하산 나스랄라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지기 전, ‘3주간 휴전’에 동의했다고 압둘라 부하비브 레바논 외교장관이 전날 CNN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부하비브 장관은 “우리는 (3주 휴전을 제안한) 미국과 프랑스에 나스랄라의 ‘휴전 수용’ 의사를 알렸고, 네타냐후 총리도 동의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돌변이 확전을 부르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이동현 기자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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