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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예고된 보복 나섰지만 확전은 회피… 공은 다시 이스라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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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1일(현지시간) 대(對)이스라엘 미사일 발사는 '유예된 보복'이었다. 지난 7월 31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후 보복을 별러 왔던 이란이다. 2개월의 보복 지연으로 깎였던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동맹) 맹주로서의 위신을 회복하려는 듯 이란은 "단호한 대응"이라고 자평했다. 동시에 "이스라엘이 더 도발하지 않으면 보복을 종료할 것"이라는 말로 확전은 피하고자 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재보복을 시사한 만큼 '보복의 악순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란은 지난 7월 하니예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테헤란을 찾았다가 살해되자 "하니예에 대한 복수는 우리의 의무"(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라며 보복을 공언했다. 다만 확전과 미국의 개입을 우려해 곧바로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스라엘이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인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대상으로 통신장비 연쇄 폭발(9월 17, 18일)→헤즈볼라 군 시설 및 지도부 집중 공격→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 및 압바스 닐포루샨 이란혁명수비대(IRGC) 작전부사령관 살해(9월 27일)→레바논 지상전 개시(9월 30일) 등 공격 수위를 끝없이 높이자 결국 미사일 181발을 한꺼번에 쏘는 '강력한 복수'에 나섰다.
영국 더타임스는 "헤즈볼라가 '무적'이라는 인식이 깨지면서 이란이 위험에 노출됐고 이란으로서는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간 복수를 미뤄온 것을 만회하려는 듯, 이란은 미사일 발사 후 "이것은 하니예·나스랄라·닐포루샨에 대한 보복"(IRGC)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란의 보복 감행에는 '더 묵인해서는 안 된다'는 이란 내부 강경파 목소리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의 분석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이란의 온건파 지도부는 그간 '군사적·경제적 안정을 위해 전략적 자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란의 묵인이 이스라엘 도발을 강화하고 있다'는 강경파 입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란이 그간 '가자지구 휴전을 위해 자제력을 발휘해달라'는 서방의 회유에 속아 무력 대응을 자제한 것이라는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의 발언도 전해졌다.
이란은 이번 복수를 자찬했다.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침략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이뤄졌다"(페제시키안 대통령)면서다. 동시에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도 비쳤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이 추가 보복을 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조치는 종료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시 우리의 대응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는 경고도 더했다.
보복 후 일종의 '숨 고르기'에 들어간 이란은 이번 공격을 대내외 구심점 재확립 계기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는 4일 테헤란에서 금요 예배를 집도할 예정이라고 NYT 등은 보도했다. 하메네이의 예배 집도는 2020년 1월 가셈 솔레이마니 IRGC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에 암살된 이후 처음이다.
확전의 키를 쥔 쪽은 이스라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공격을 "실패"라고 깎아내리는 한편 "이란은 오늘 밤 큰 실수를 저질렀으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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