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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이재명 변호사냐", 야 "박상용 변호사네"...'쌍방울 재판정' 된 검사 탄핵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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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에서 열린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 청문회가 박 검사의 불출석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정'으로 변질됐다. 수감 중인 쌍방울 사건의 핵심 인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출석해 검찰의 회유 시도들을 증언하고, 이에 발맞춰 야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고를 역설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여야가 서로를 향해 "변호사냐"고 비아냥대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들만 반복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쌍방울 사건을 수사한 박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청문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 현직 검사 탄핵소추 청문회다.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사건을 수사한 박 검사는 이 대표를 형사처벌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전 부지사 등 사건 관계인들에게 진술 회유를 시도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앙꼬' 격인 박 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 핵심 인물들이 불참하면서, 이 전 부지사의 '독무대'로 이뤄졌다. 이 전 부지사는 '진술 세미나' 등의 용어를 써가며 검찰의 진술 회유 시도를 증언하는 데 역점을 뒀다. 그는 "저를 포함한 사건 관계자들이 거의 두 달 정도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실 바로 앞에 있는 '창고'라고 쓰여 있는 공간에 같이 있었다"며 "대질이라는 명분하에 진술을 어떻게 같이 할 것인가 지속적으로 맞추고 틀리면 교정해주는 '진술 세미나'를 반복적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술파티는 한 차례, 연어회와 갈비탕 등 각종 음식을 제공하는 자리는 수십 차례 열렸다고 말했다.
야당과 이 전 부지사는 청문회 내내 검찰의 쌍방울 사건 수사 자체가 이 대표를 겨냥한 '보복'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검찰이 형량을 줄여줄 수 있는데 이 대표에 대해 '불어라'라는 말 들었나"라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여러 차례"라고 답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에 더해 "이 대표에 대해 진술하면 이 대표가 주범, 제가 종범이 되고, 제가 1심에서 처벌받은 모든 내용이 없어져서 보석으로 나갈 수 있다고 제안받았다"고 하자, 서 의원은 "직권남용을 넘어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사건이) 정치검찰이 이 대표를 구속시키기 위한 조작사건이라 생각하냐"고 질문했고, 이에 이 전 부지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여당은 반면 이 전 부지사 주장의 신빙성을 공략했다. 박준태 의원은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셨고 또 당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분을 상대로 (검찰이) 거짓 진술을 강요하거나 회유한다는 건 제 상식으론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이 전 부지사의 신빙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이 전 부지사가 변호사와 상의한 내용이 담긴 녹취를 틀었다. 이에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서 녹취를 줬냐"고 반박, 여야 간 고성이 이뤄지다 여당 의원들이 일시적으로 퇴장하기도 했다.
여야는 서로가 박 검사 또는 이 대표를 비호하고 있다며 언성을 높이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도 연출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편향적인 의사 진행에 항의하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박상용 변호사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간사는 "그러면 (야당은) 이재명 변호사네"라고 맞받아쳤다. 이후에도 유 간사가 이 대표를 두둔하는 이 전 부지사에게 "애쓴다, 애써"라고 말하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다시 "박상용 변호사들이냐"라고 말하고 여당에선 "이재명 변호사들"이라고 반박했다.
청문회 개최의 적절성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쌍방울 사건이 재판 중인 데다 박 검사에 대한 탄핵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청문회 중단을 요구했고, 야당은 박 검사의 위법 행위 의혹들을 강조하며 청문회를 강행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 망신살 뻗칠 검사 청문회"라고 말해 정 위원장에게 자제를 권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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