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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린 시장·도지사 관사…시민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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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시도지사 관사가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시도지사 관사는 과거 권위주의의 상징이자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속속 시민이나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산 수영구 황령산 자락에 있는 옛 부산시장 관사는 지난달 24일 ‘도모헌’이란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1985년 전두환 전 대통령 지시로 지어져 대통령의 지방 숙소, 역대 부산시장 관사로 사용됐다. 이후 일부 시설을 공개하기는 했지만 이번에 모든 공간이 공개된 것이다. 도모헌은 시민들이 휴식과 만남, 생각 공유 등 모든 것을 자유롭게 도모하는 공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을 찾은 시민 김종한(59)씨는 “시장 관사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된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관사 주변은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정원으로, 관사는 휴식공간인 라운지, 공유오피스, 카페, 계단식 강연장, 다목적 공간 등으로 꾸몄다. 정원 가드닝, 영화나 콘서트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과 공연도 수시로 열린다. 전면 개장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방문객이 각각 2,766명, 3,266명에 달했다. 부산시는 연간 20만 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 전주시 풍남동 한옥마을에 있는 전북도지사 관사는 지난 5월 일반에 공개됐다. 1971년 전북은행이 은행장 관사로 쓰기 위해 건립한 이후 53년 만이다. 1976년부터 관선 부지사 관사로 쓰이기 시작해 2022년 김관영 도지사 이전까지 역대 도지사들이 사용했다. 이곳 역시 리모델링을 통해 예술작품 전시와 문화 체험, 작은 음악회 등 소규모 문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공간으로 바뀌었고, 앞마당은 마당극, 인형극, 연극 등을 공연하는 야외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경기도도 지난 5월 도민 초청 행사를 개최하는 등 수원시 팔달구 소재 도지사 관사를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경남도지사 관사는 2022년 9월 도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방했고, 인천시장 관사 역시 2023년 5월부터 시민 문화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관사를 보다 더 실용적인 차원에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울산시의 경우 울산 남구 신정동의 옛 울산시장 관사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지었다. 2022년 6월 입주를 시작한 100가구 규모의 이 행복주택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이 입주해 있고, 공공어린이집·도서관, 공영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다.
대전시장 관사와 충남도지사 관사는 각각 2003년과 2019년부터 어린이집으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제주도지사 관사는 2017년 어린이도서관으로 전환했다. 충청북도는 옛 도지사 관사인 청주시 사직동 한 아파트를 지난해 11월 도청 운동경기부 여자 유도팀 숙소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박재율 지방분권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 산물인 시도지사 관사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논의가 수십 년 동안 진행된 덕분에 최근 관사 개방과 활용이 활발하게 된 것”이라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앞으로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나 콘텐츠 등을 지속적으로 찾아내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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