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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한동훈 공격 사주', 선 넘은 여권 내분

입력
2024.10.02 00:10
23면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왕태석 선임기자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왕태석 선임기자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행정관실 선임행정관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언론에 공격을 사주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한 대표는 “국민과 당원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건희 여사가 22대 총선 당시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현 공직기강비서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녹취록도 나온 바 있다. 이번에도 장본인은 김 전 행정관(현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이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와중에, 답답하고 한심하다.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전당대회 13일 전인 지난 7월 10일 서울의 소리 기자와 통화하며 한 후보가 4월 총선 때 비대위원장 직권으로 총선 여론조사 당비를 자신의 대선인지도 조사에 쓴 얘기를 전했다. 이어 김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을 언급하며 “(김)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진짜 죽으려고 한다”며 “너희가 이번에 그것을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아주 여사가 좋아하겠다”고 부추긴다. 실제로 이틀 뒤 이 매체는 ‘[단독] 한동훈 당비횡령 유용 의혹’이란 보도를 했고, 이는 친윤계의 지원을 받던 원희룡 후보 측이 한 후보를 공격하는 데 활용됐다.

한 대표가 “정부투자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좌파 유튜버와 통화하며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 게 전혀 근거가 없었던 건 아닌 셈이다. 김 전 행정관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순 없지만 부적절한 전당대회 개입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더구나 서울의소리는 애초 김 여사와의 대화를 공개한 매체인데도 김 전 행정관이 지난해 9월부터 11개월간 통화한 것 자체도 황당하다. 기강해이 차원을 넘어 합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적잖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부한 윤 대통령은 2일 한 대표를 뺀 채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만찬을 갖는다. 민심 전달을 예고한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의 만남이 봉쇄되고, 공직기강의 상징인 대통령실에선 어처구니없는 일들만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국민 인내심을 어디까지 시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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