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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4000편 안전하게 운항하면 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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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델타항공 본사에 있는 운항통제센터(OCC)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35개 부서에 1,200여 명. 이 중 항공기 안전을 책임지는 운항관리사는 500명 정도다. 이 중 한국인은 이병우(36)씨가 유일하다. 운항 통제 부서에 소속된 이씨는 기상 등 정보를 취합해 비행 계획을 짜고 운항 중인 항공기를 살피는 일을 하고 있다. 조종사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비상상황 발생 시 각 부서 업무를 조율하는 것도 그의 업무다.
지난달 26일 오후(현지시간) 델타항공 본사에서 만난 그는 "원래는 조종사가 되고 싶었는데 고등학생 때 운항관리사라는 직종의 매력을 느꼈다"고 지망 동기를 말했다. 항공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운항관리사 자격증을 따면 취업과 경력 쌓기가 더 수월할 것이라는 주변의 조언이 그가 미국행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 미국 대형항공사의 운항관리사는 초봉이 기본급 기준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전문 직종이다.
공군 전역 후 스물다섯 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인 2013년 미국으로 건너온 이씨는 첫 단계부터 차근차근 밟았다. 우리나라의 전문대학 격인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했다가 항공대로 편입해 항공학 학사 과정을 3년 만에 마무리했다. 이씨는 "영어도 서툴고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해야 했지만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빠른 졸업을 목표로 삼았다"며 "다행히 3년 만에 졸업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2015년 대학 졸업 후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에 있는 한 운항관리업에 취직한 이씨는 외항사 운항 관리 보조 업무를 했고, 이 경력을 토대로 델타항공 산하 지방 항공사에 취업했다. 이 항공사 OCC에서 운항관리사로 2년간 일한 뒤 그는 미국 3대 항공사로 불리는 아메리칸항공으로 이직했다. 그곳에서 항로와 항법 데이터 관리 업무 경력을 쌓은 이씨는 다시 2022년 1월 매출 세계 1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으로 직장을 옮겼다.
이씨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항공기 운항의 핵심 업무를 담당한다는 점을 운항관리사직의 보람으로 꼽았다. "전 세계에서 매일 델타항공과 산하 항공의 항공기 4,000여 편이 오르내린다"고 설명한 그는 "이 많은 항공기들이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하는 일에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운항관리사를 꿈꾼다면 관련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일하는 것도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학력과 전공 등을 갖췄으면 아주 조금 더 유리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 분위기"라며 "미국 회사 취업을 위한 합법적인 신분과 운항관리사로서의 자격을 갖춘 뒤 차근차근 경력을 쌓는다면 충분히 도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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