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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갈아타려다 중도상환수수료에 '헉'…은행, 상반기만 1900억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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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으로 2,000억 원 가까이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 속에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도 활성화하면서 차주들의 수수료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은 1,928억 원이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금리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보통 연 3,000억 원 수준이다. 실제 2021년 3,181억 원, 2022년 2,814억 원, 2023년 3,260억 원이었다. 하지만 금리 인하 시기에 중도상환 수요가 커지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중도상환 수익 규모는 4,0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차주들은 "미리 대출금을 갚는데 왜 수수료를 내야 하나"며 은행권을 향해 불만을 터뜨린다. 예컨대 5억 원의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 고정금리)을 받아 2년 만에 상환할 경우 차주는 수수료로 약 232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감정평가 수수료, 인지세 등 대출실행에 따른 각종 행정과 모집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차주가 조기 상환할 때 발생하는 자금 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기회비용)도 수수료에 포함한다.
은행들은 이런 주장을 하면서도 그동안 어떠한 기준도 갖추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수수료율을 책정해 왔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는 고정금리 1.4%, 변동금리 1.2%로 동일하다. 또 대부분의 은행은 모바일에서 대출을 받을 때와 창구에서 받을 때 동일한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다.
이에 중도상환수수료 부과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게다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어 개편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김주현 전 금융위원장은 "은행권 중도상환수수료 산정 체계가 적정한지 들여다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중 중도상환 시 손실 비용 등 실비 내에서만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감독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연내 수수료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금융권의 반발 등의 이유로 7월에서야 감독규정 개정안이 의결됐고, 은행의 내규 정비와 시스템 구축 등을 고려해 내년에야 시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가 크게 줄어들 경우 각종 비용이 신규 차주들의 가산 금리에 반영돼 오히려 금리가 높아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천 의원은 "금융위의 늑장과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외면으로 서민의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서둘러 합리적인 중도수수료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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