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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상승세 한풀 꺾였지만... "대출 규제 효과는 일시적"

입력
2024.09.27 17:30
수정
2024.09.30 10: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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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폭 8월부터 줄어드는 추세
거래량도 주 1000건 아래로
전문가 "금융 규제 지속 어려울 것"

25일 서울 남산을 찾은 관광객이 시내와 아파트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25일 서울 남산을 찾은 관광객이 시내와 아파트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정부가 대출을 조이자 상승폭이 2주 연속 줄었다. 다만 업계는 '빵 구울 시간을 번 정도'라며 안심하기 이르다고 분석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매매가격지수)은 전주보다 0.12% 올라 27주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상승폭은 지난달 둘째 주 5년여 만에 최고치(0.32%)보다 크게 낮아졌다. 소폭(0.02%) 반등한 9월 둘째 주(0.23%)를 제외하면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추석 연휴와 가계대출 규제에 거래가 주춤했고 무엇보다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이 컸다.

전국 집값도 서울 움직임을 따라가는 추세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0.09%)도 전주보다 0.02% 떨어졌다. 지방은 하락폭이 0.01% 줄었지만 0.01% 떨어졌다.

정부도 집값이 지난달부터 안정화하고 있다고 본다. 자체 분석한 결과, 주택 거래량도 줄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개최한 정책 토론회에서 거래량이 지난달 기준 7월보다 20% 정도 감소했고 이달에는 더 줄었다고 밝혔다. 장기 평균 수준인 월 4,000~5,000건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조심스럽지만 뜨거운 여름은 지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구체적 숫자는 공개할 수 없지만 거래량이 주 단위로 1,000건 이하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현황 판단에 동의했다. 대출을 받지 않으면 집값이 웬만한 수요자는 감당 못할 정도인 만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금융 규제를 강화하면 거래가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금융 규제로는 집값 상승세를 오래 제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출 규제로 누른 부분이 얼만큼 지속될지 우려된다”며 “몇 개월은 갈 수 있지만 은행의 이자 수입 욕구를 막아 놓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금융 규제는 일시적으로 (집값을) 누르는 것에 불과하다”며 “지난 정부가 15억 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을 전면 금지했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2, 3년 뒤 집값을 잡으려면 인허가 후 미착공 주택을 조기에 착공하도록 건설사를 지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정부가 택지부터 조성해야 하는 ‘완전한 신규 공급’을 늘리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사전청약 단지에서 나타난 택지 조성 지연 문제가 또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 부연구위원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인허가를 받고 미착공 상태인 아파트를 조기에 착공시키기 위한 세부 지원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미착공 아파트 20만 호는 착공만 하면 공사 후 즉각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며 “추가 택지 공급보다 여기에 집중해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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