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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5기 끝 일본 총리 된 이시바… 한일관계 순풍 올라타나

입력
2024.09.27 17:18
수정
2024.09.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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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일본 총리 오른 12선 이시바 시게루
'과거사 반성' 언급도… 한일관계 진전 예상
자민당 의원, 차기 총선 의식 이시바 선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27일 도쿄 당 본부에서 열린 총재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도쿄=교도·로이터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27일 도쿄 당 본부에서 열린 총재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도쿄=교도·로이터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다섯 번째 도전 끝에 27일 집권 자민당 새 총재로 선출됐다. 그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 지명 투표를 통해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에 이어 일본 제102대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시바 차기 총리가 평소 '일본 과거사 반성'과 '한일 협력 중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차기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양국 관계가 2025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맞춰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민당은 이날 오후 도쿄 당 본부에서 제28대 총재 선거를 실시하고 이시바 전 간사장을 신임 총재로 선출했다. 일본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에 그는 다음 달 새 총리 자리에 오른다.

이시바 총재는 9명이 출마한 1차 투표에선 154표를 득표, 181표를 얻은 극우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장관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1, 2위 두 후보만 결선투표를 치렀다. 그는 이 투표에서 215표를 획득해 다카이치 장관(194표)을 누르고 임기 3년의 자민당 총재로 뽑혔다. 올해 67세인 이시바 신임 총재는 1986년 29세로 처음 중의원에 당선된 뒤 12선에 성공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6일 도쿄 일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신임 총재로 선출됐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6일 도쿄 일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신임 총재로 선출됐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온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시바 총재가 다음 달 일본 총리에 오르면 현재 기시다 내각 때보다 한일관계는 더 순풍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한국에 우호적인 인사로 분류된다. 한일 간 협력 분야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서도 반성하는 쪽에 속한다. 야스쿠니신사도 참배한 적이 없다. 이시바 총재는 2021년 11월 한국일보가 주최한 '2021 코라시아 포럼'에 영상으로 참석해 "(한일은) 흉금을 터놓고 논의하며 함께 결론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내 비주류 인사인 이시바 총재는 일본 국민에게 인기가 많은 정치인으로, 2008년부터 총재 선거에 도전해 왔다. 그러나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패배하는 등 총재 선거에서만 4번이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자민당 의원들이 이번에 '자민당 내 야당',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이시바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당이 위기라고 느껴서다. 지난해 12월 자민당 대부분의 계파가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통해 거둔 지원금을 비자금으로 유용한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면서 당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떨어졌고 '야당에 정권을 내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퍼졌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총리 출신 노다 요시히코를 대표로 선출하며 총선 전열을 가다듬었다.

결국 의원들은 노다를 누를 수 있는 거물급 이시바를 당의 얼굴로 내세워 '자민당이 변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비자금 스캔들로 쇄신을 보여줄 인물이 필요하다는 당내 여론이 컸다"며 "이시바 총재의 견고한 인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재는 선출 직후 "일본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총선은 오는 11월 이후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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