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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불행한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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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흔하지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그 기분 좋은 성공을 나누려 씁니다. '생각을 여는 글귀'에서는 문학 기자의 마음을 울린 글귀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지난달의 독서를 후회하는 이유는 뭘까. 훌륭한 이들의 삶을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혔다. 비범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평범하면 안 된다는 것. 그건 내 생각이 아니라 책이 심어준 생각이었다.”
작가 부희령은 산문집 ‘가장 사적인 평범’의 머리말인 작가의 말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혹시 책을 읽을 때 머리말을 챙겨 읽는 편이신가요. 아예 이를 건너뛰고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대부분의 이들에게 머리말은 책과 자신의 궁합을 미리 가늠해 보는 첫 만남의 순간입니다. 아예 각 책의 머리말만을 모은 책도 만들어졌을 정도로 본문 못지않게 관심을 받는 글이기도 하죠.
“훌륭하다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막연히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건 불행한 일이라고 여겼다”라는 이 책의 머리말은 다음 장을 어서 읽고 싶다는 기대를 심을 정도로 공감이 갔습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자신을 미워한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로 그간 세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산문집을 낸 부 작가는 ‘가장 사적인 평범’에서 이런 머리말을 거쳐 제목 그대로 평범한 삶에 관해 씁니다. 그렇지만 이는 평범하기에 무엇보다 ‘나다운 삶’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그는 “행복이란 아무 일 없이 무탈하게 사는 것. 몸과 마음이 바른 자세를 잃지 않게 조심조심 사는 것”이라는 사실을 되새깁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평범은 위로받을 필요가 없다”고 부 작가는 딱 잘라 말합니다. 그러면서 “무릎이 아파도 경로석에 앉아 마음껏 연애소설 읽는 할머니로 살아갈 텐데, 왜”라고 묻는 그의 옆자리에 언젠가 슬쩍 앉아, 무슨 연애소설을 읽고 있는지를 넘겨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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