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제조기업들, AI 잘 활용하려면 데이터 공유하는 인프라 만들어야"

2024 울산포럼 현장에서 제조 AI 협업 강조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전 분야 AI 사업 투자 집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과 문화를 활용한 울산의 혁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까지 전 사업 분야를 총망라해 인공지능(AI)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5일 울산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AI 사업) 분야가 따로 있지 않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AI 애플리케이션, 데이터센터 확보와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성부터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들까지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기능 좋은 데이터센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은 6월 열렸던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 80조 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82조 원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서도 최 회장은 제조기업들의 AI를 이용한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잘 정제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AI를 훈련시켜야 하지만 개별 기업이 이렇게 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울산 산업단지의 제조기업들끼리 산업 인프라를 만들어야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창조적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며 "안전, 에너지 관리, 공정 효율성 등 제조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를 다 같이 공유하는 인프라를 만들고 이를 울산 제조업에 맞도록 반영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울산포럼은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이었던 2022년 회사의 모태인 울산지역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돼 지역사회가 마주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논의의 장이 되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SK구성원 외에 울산지역 대학생, 시민 등 1,300여 명이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올해 포럼은 'Pivoting 울산, 기술과 문화로 만들다'를 주제로 △스마트제조, 넥스트 제조업의 미래 △새로운 지역, 문화와 환경의 하모니 등 2개 분야에서 기조연설과 사례발표, 패널토의 등이 진행됐다. 특히 울산 제조업의 AI와 디지털 전환(DX) 등 신기술 적용 솔루션을 공유하고 산업 도시 울산에 문화와 환경 콘텐츠를 더해 미래 새로운 지역 모델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SK 관계자는 "울산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울산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울산포럼이 지역사회 성장을 위한 실천적인 해법을 찾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