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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반헌법적 발상” 작심 비판…'두 국가론' 파장 불 지폈다

입력
2024.09.24 20: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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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하지 맙시다" 임종석 발언에 직접 반박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두 국가론' 수용 주장에 대해 "반(反)헌법적 발상"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통일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지난달 광복절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이 밝힌 '8·15 통일 독트린'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통일'이라는 논쟁적 이슈에 윤 대통령이 직접 가세하며 정쟁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2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평생을 통일운동에 매진하면서 통일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이야기하던 많은 사람이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자 자신들의 주장을 급선회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이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추진 의무를 저버리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평화적 두 국가론이 과연 가능하기나 한 얘기냐"고 반문했다.

이들 두고 정치권에선 평생 '통일운동'을 정체성으로 삼았던 임 전 실장의 '변심'과 함께 문 정부의 대북정책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핵심 지지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과 통일 이슈를 부각시켜 여론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현시점에서 통일 논의는 비현실적"이라며 "통일, 하지 맙시다"라고 주장했다.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평화적 두 개의 국가론을 수용하자"는 의견이었다. 대통령실과 여권에서 '북한 정권의 뜻에 동조하는 의견'이라는 비판에도 적극 반박했다. 23일 페이스북에서 "이상에서 현실로 전환하자"며 "윤석열 정부야말로 김정은 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에 정확하게 동조하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통일을 주장하다가 통일을 하지 말자고 언급한) 임 전 실장의 논리적 허점을 파고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권에서는 이날도 공세를 이어갔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최근 김정은이 '통일하지 말고 적대적 두 국가로 생존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니까 똑같은 이야기를 임 전 실장이 했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동북공정도 아니고 종북공정 하자는 얘기"라고 말했고, 장동혁 최고위원 역시 "국민들 염장 그만 지르시고 북한 가서 살라"고 비판했다.

대북과 통일 관련 전문가들은 현 정부와 직전 정부 간 헐뜯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제기한다. 더불어 윤 대통령이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통일의 길을 존중하며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관계가 갈수록 위험해지는 상황에서 양쪽(윤 대통령과 임 전 실장이)이 실체 없는 허수아비를 서로 때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대북전문가는 “정부의 방향이 무조건 옳다는 식의 접근도 걱정되는 대목”이라며 “통일 문제에 대한 논쟁의 불을 지피기보다 정부가 대범하고 포용적인 자세로 다양한 의견 수렴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기자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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