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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육군부대 절반이 복지회관에 병사 차출... 군 간부들의 규정 어긴 '갑질'

입력
2024.09.23 14:00
수정
2024.09.23 20:4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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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식사에 차출된 인력만 250명 이상

국방부 청사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방부 청사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군 간부들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편법으로 부대 복지회관을 운영하는 실태가 국방부 전수조사에서 확인됐다. 16첩 한정식, 수제 티라미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산 육군 9사단처럼, 메뉴에 없는 음식이나 불필요한 특혜를 요구하는 황당한 갑질도 드러났다.

국방부가 23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부대복지회관 운영점검 결과 보고'에 따르면, 군 편제에 맞지 않게 병력을 차출해서 운영하는 복지회관이 육군은 직영 111곳 중 65곳, 해병대는 3곳 중 2곳으로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용된 범위를 벗어나 다른 병력을 차출해 복지회관을 운영하는 것은 엄연한 군 규정 위반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군 지휘부가 오히려 규정을 앞장서서 위반한 셈이다. 회관으로 차출당한 병력은 육군 242명, 해병대 14명으로, 최근 비전투분야 병력을 줄이고 있는 군 상황을 고려한다면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치다.

국방부는 지난해 육군 9사단 복지회관 갑질 사건을 계기로 이번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9사단 지휘부는 복지회관에 16첩 한정식이나 회관병이 직접 만든 수제 티라미수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사적인 단체 모임을 수차례 가진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거셌다. 당시 편제상으로는 회관병이 2명이었지만 실제로는 총 10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문제가 된 '과도한 갑질' 사례들이 이번 전수조사에서 재차 적발됐다. 국방부는 보고서에 "일부 관리병은 의전 요구, 비메뉴 주문, 영업 외 시간 이용 요구를 받은 경험 有"라고 적시하면서, 간부들의 갑질 행위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한 구체적인 갑질 내용이나 전체 발생 건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육군은 "작년 전수조사 직후 개선지침을 하달해 편제 인원 등 다수의 문제가 개선됐다"며 "복지회관이 장병 사기 양양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은 "병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간부들이 전투병을 편법으로 파견해가며 회관을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지난해 9사단 복지회관 갑질 등 특혜 이슈로 문제가 된 복지회관 운영에 대해 전면적인 점검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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