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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운전 막는 게 능사 아냐"...초고령사회 '조건부 면허제' 도입 논의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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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참사로 운전자 고령화에 따른 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획일적인 운전면허 반납 기준을 손보고, 개인별 운전 능력에 따른 '조건부 면허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는 20일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민권익위원회와 '교통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계기로 고령자 교통사고 방지와 예방 등 교통안전 정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개인별 운전 능력에 따른 맞춤형 운전면허 제도로 개선하거나 자동차 안전장치를 보급하는 등 고령 운전자의 이동성을 보장하면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먼저 운전자 고령화가 교통사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편견에 대해 경계했다. 한 교수는 "교통사고 가해자로 고령자를 지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만 피해자인 고령자도 존재한다"며"관리만 잘 한다면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인구가 늘어난다고 갑자기 (교통사고) 위험 사회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행 운전면허 반납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보다 세분화된 관리 기준 마련을 주문했다. 한 교수는 "65세부터 75세 미만까지는 사고율이 50대와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75세 이상은 높아진다. 같은 잣대로 묶는 것은 무리"라며 "(면허 반납) 주력 대상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조건부 면허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건부 면허제는 특정 연령과 상관없이 신체·인지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정밀 평가해 일정 조건에서만 운전을 허용하도록 한 제도다. 고위험 운전자의 교통안전 확보와 이동권을 함께 보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수시적성검사에서 면허가 박탈된 분들 중 '낮시간에만', '집 근처에서만', '긴급 제동 장치 부착한 경우만' 등 단서를 달아 운전을 허용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구체적 적용 방안을 소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일본의 '서포트카 한정면허' 등 관련 해외 사례 등이 소개됐다. 첨단운전자지원장치(ADAS), 자동긴급제동장치(AEBS) 등 부주의 방지 장치를 장착한 차량 운전만을 조건으로 고령자 등 고위험군 대상 한정 면허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일본은 2017년 고령운전자 사고 방지 기능을 갖춘 자동차를 도입하고 보조금을 통해 차량 교체를 지원했다"며 "제도 도입 이후 고령자 차량 10만대당 인명사고 건수는 일반 승용차보다 41.6% 감소했다"고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김상신 서울시 교통안전과장은 "개인별 운전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연령에 따른 운전자격 제한은 불합리하다"며 "어르신들의 이동성을 보장하면서 교통안전 제고를 위해 실제 운전 능력을 고려한 운전면허 제도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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