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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방지특별법(가방법)을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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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폐해가 국가와 사회의 밑바탕을 뿌리째 뒤흔들 만큼 심각한 지경이다. 특정인을 겨냥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 가치나 사회 안전마저 위협하는 가짜뉴스가 바이러스처럼 창궐하는데도 현행 제도는 유포자를 특정하거나 처벌하기도 어렵다.
가짜뉴스가 사회적 흉기로 떠오른 배경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SNS가 가짜뉴스의 숙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교통사고가 나면 바로 달려오는 레커(견인차)처럼 자극적 가짜뉴스로 클릭을 유도하는 악성 '사이버 레커'는 조폭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유튜브가 가짜뉴스 생산의 온상이 되고 있는데도 유튜브 본사가 미국에 있어 그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 고발하더라도 신원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대기업은 가짜뉴스 범죄의 핵심 타깃이다. 이유는 뻔하다.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카더라'라는 소문 한마디에 기업의 주가가 출렁이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는 한편, 가짜뉴스를 온라인에서 내리려고 노력한다. 이때 사이버 레커는 기사를 삭제하는 조건으로 금전이나 광고 거래를 요구하지 않겠는가. 현행 정보통신망법에서는 거짓으로 명예훼손을 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지만, 사이버 레커들은 '의혹 제기'라는 명분을 내세워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법'이 발의됐지만 자동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가짜뉴스 차단 의무화법'을 발의해 플랫폼에 허위조작 유통 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피해자가 정보 삭제를 요구하게 했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반론이 또다시 나올 수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23년 8월부터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시행하며 가짜뉴스를 유통한 플랫폼사에 책임을 지게 했다. 플랫폼 업체의 조치가 충분하지 않으면 알고리즘을 바꾸라고 지시하고 영업을 금지할 정도이다 보니 메타와 틱톡은 DSA법 대응 인력을 1,000명 이상 배치할 정도로 가짜뉴스 퇴치에 발 벗고 나섰다.
"누명은 말 한마디로 충분하지만 무죄를 입증하는 건 천 마디 말로도 부족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의 대사처럼 일부 사이버 레커의 무차별적 린치에 당하면 회복 불능이다. 결국 아니라고 판명되더라도 해명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가 겪는 심리적 피해와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시민이든, 정치인이든, 대중스타든, 기업이든, 정부든 모두가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바이러스처럼 창궐하는 가짜뉴스를 박멸하거나 확산을 저지하려면 '가짜뉴스방지특별법'(가방법) 같은 강력한 법안을 만드는 동시에 가짜뉴스에 대항해 사실만을 보도하는 팩트 체크 저널리즘도 활성화해야 한다. 개인과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가짜뉴스 뿌리 뽑기에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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