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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보다 연 16일 더 일하는 한국인… 국회엔 '주4일제' 법안 벌써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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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회원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평균 1,742시간이고 한국은 1,872시간이다. 한국인이 다른 OECD 회원국보다 1년에 평균 130시간, 하루 8시간 근무로 환산하면 16일 이상을 더 일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의 해결책으로 '주4일 근로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근로시간을 줄여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지난 4월 총선 국면에서 정치권에 주4일제 공약화를 공식 요구하면서, 2003년 주5일제 시행 이래 21년 만에 근로일수 추가 단축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2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월 개원한 22대 국회에선 주4일제 관련 법안이 2건 이상 발의됐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은 고용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정책심의회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도록 했다. 주4일제 도입 논의가 걸음마를 뗀 수준인 만큼 기존 정부 기구에서 중심을 잡고 추진하자는 취지다.
박 의원 측은 "장시간 근로는 과로사, 건강권 침해, 노동환경 악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며 "단순한 개인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내수경제 침체와 저출생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입법 이유를 밝혔다. 노동시간을 줄여야 소비가 늘어 내수가 활성화된다는 논리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주4.5일제'를 우선 도입하자는 안을 내놨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 근로시간은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해 주5일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강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주간 법정근로시간을 36시간으로 줄여 주4.5일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이다. 주4일제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일종의 완충지대를 제시한 것이다.
근로자들은 주4일제 도입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박홍배 의원과 주4일제 네트워크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2%가 주4일제 도입에 찬성했다. 우선 도입해야 할 곳으로는 △노동환경이 열악한 사업장(60.2%) △산업재해 및 위험성 높은 사업장(42.6%) △저임금 중소영세 사업장(28.7%) 순으로 꼽았다.
다만 가야 할 길은 멀다. 우선 기업의 반발이 거세다. LG SK 등 주요 기업에서 주4.5일제를 시범실시 중이지만, 경영계는 기본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9일 국회 토론회에서 "주4일제가 도입되면 노동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 임금 보전을 둘러싼 갈등, 업무 몰입도 저하를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으로 제시했다.
근로시간과 수입이 비례하는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의 소득 감소를 막을 장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배민 라이더나 쿠팡 배송기사들은 주4일제가 적용될 경우 운송 물량이 적어져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며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1일 유급휴가제도를 주4일제와 함께 도입하면 보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프리랜서 신분이 많은 웹툰 작가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연재가 줄어 수입이 떨어질 수 있다"며 "1일 유급 휴재권을 도입하면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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