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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새내기 때 '이 책'을 읽고 머리에 불이 들어왔죠"...김영민 교수의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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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 철학자 키케로는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몸과 같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책이 뭐길래, 어떤 사람들은 집의 방 한 칸을 통째로 책에 내어주는 걸까요. 서재가 품은 한 사람의 우주에 빠져 들어가 봅니다.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986년 3월 고려대 철학과 새내기 시절 "머리에 전구가 켜지는 경험"을 했다. 문학평론가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쓴 '궁핍한 시대의 시인'을 읽으면서다. 현대문학과 사회에 관한 김 명예교수의 평론을 모아 엮은 책이다. 김 교수는 "대학교 1학년 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당시 김 명예교수의 '교양 영어' 수업을 듣고 있었다. 김 명예교수는 "교양 영어 교재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플라톤의 '국가'를 함께 읽자고 했다. '이 사람은 뭔가 다르구나' 싶었던 김 교수는 학교 앞 서점으로 달려가 무턱대고 "김우창 교수의 책을 달라"고 했다. 그때 만난 책이 '궁핍한 시대의 시인'이다.
그날의 "굉장했던 독서 체험"은 지금도 김 교수의 뇌리에 선명하다. 그는 "서점에서 책을 사자마자 선 채로 서문부터 읽는데 그전까지 읽었던 한국어 문장하고는 완전히 달랐다"며 "문장의 밀도와 깊이를 높였다고 할 수 있는 책"이라고 했다. 이후 김 명예교수의 수업을 쫓아 듣고, 펴낸 책이라면 족족 찾아 읽었지만 이 책이 단연 으뜸이라는 게 김 교수의 얘기다. 그는 "(김 명예교수의) 글과 수업 내용에는 문학평론으로만 간주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삶과 사상, 예술이 다 녹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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