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승부조작' 혐의 해명 못한 손준호와 계약해지

13일 입장 발표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11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가 손준호(32)와의 계약을 13일 해지했다. 손준호가 승부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이날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장문을 올려 "구단과 동료 선수 및 팬분들을 생각한 손준호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구단도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손준호를 영구 제명 징계를 발표했고, 12일 이 같은 내용을 국제축구연맹(FIFA) 및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통보했다. 향후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국축구협회가 통지한 내용을 인정해 받아들이면, 각국 축구협회에 관련 내용이 전달된다. 그럴 경우 손준호는 전 세계 그 어떤 리그에서도 활동할 수 없어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나게 된다.

수원FC는 FIFA의 최종 결정이 나오기 전까진 손준호와 계약 해지까지 고려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손준호가 지난 11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승부 조작 혐의 관련 해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인 수원FC가 부담을 느껴 더는 함께 가지 못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손준호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결백을 호소했지만 "돈(20만 위안)을 팀 동료로부터 받은 건 맞지만 그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등의 석연찮은 해명을 했다.

중국 측은 손준호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3월 중국 사법기관은 손준호의 '비(非) 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 사건에 대해 공개 판결을 내렸다"며 "손준호는 죄를 인정해 처벌을 받아들였고, 법정에서 참회하며 상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산둥 타이산 소속 선수였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비(非) 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중국 공안에 형사 구류됐고, 약 10개월간 구금된 끝에 지난 3월 석방돼 귀국했다. 지난 6월부터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복귀해 뛰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