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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농축시설 대외 공개… 美 대선 개입 노골화한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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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처음으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 확대를 공언했다. 1990년대 고농축 우라늄 개발 움직임이 포착된 이후 소재, 장비 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북한이 수백 기의 원심분리기를 이어 붙인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건 자체 핵 능력을 미국 등 대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나 다름없다.
노동신문은 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우라늄 농축시설을 현지지도하면서 “핵무기 생산 및 무기급 핵물질 생산 확대 전망 계획에 대한 중대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매체 보도에 따르면 원심분리기 대수 확대는 물론 우라늄 분리능력 제고, 신형 원심분리기 완성 도입 등 무기급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농축시설이 5, 6곳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이제까지 생산한 고농축우라늄은 2,000kg이 넘는다는 관측도 있다. 김정은이 ‘핵무력 건설의 새로운 중대 전략’ ‘전술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대한 중대 과업과 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북한의 핵 전략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김정은은 우리 측에 대한 언급 없이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세력의 핵 위협 책동”과 “미국과 대응해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 전망적 위협들”이 핵무력 강화 이유라고 밝혀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가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드러냈다. 앞서 북한은 12일 미 대선 후보들의 TV토론 직후 73일 동안 멈췄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벌였다. 이례적인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와 핵 능력 과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의 대북 억지와 제재 실패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짙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상반된 대북 접근법에 비춰 북한이 미 대선 개입을 노골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당국은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2016년 이후 중단했던 7차 핵실험 감행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나 동맹과 공조해 대북 억지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급변하는 정세에 대응해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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