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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물질 생산 총력"...美 대선 토론 마치자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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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고 협상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라늄 농축기지를 돌아보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물질 생산을 줄기차게 벌려 나가고 있는 데 대한 보고를 받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술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하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리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이"라면서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의 원심분리기 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미국 박사가 2010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에 다녀온 적이 있지만, 시설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진 않았다. 2009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기계공학연구소에 현지지도했을 때 원심분리기 로터와 원심분리기 생산에 사용되는 유동성형기를 공개한 적은 있었다.
이번 공개된 시설은 영변이 아닌 한미 정보당국이 오래전부터 비밀 핵시설로 지목해온 평양 인근 강선단지일 가능성이 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2월 시작된 강선 단지 본관 서남측의 별관 공사가 4월 초 완료돼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확장됐으며 5월에는 인접한 건물의 개축 공사도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 현행 생산을 위해 능력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공사 현장을 돌아봤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에는 원심분리기가 빈틈없이 꽉 찬 모습이 공개됐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을 넣고 고속 회전해 HEU를 생산한다.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은 플루토늄과 HEU가 있는데, 플루토늄은 대규모 원자로를 가동해야 해서 외부에 쉽게 노출되는 반면, HEU는 눈에 띄지 않도록 지하에 원심분리기를 설치해 한꺼번에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번 현지지도는 미국을 겨냥해 공개됐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 세력이 공화국을 반대해 감행하는 핵위협 책동은 더 노골화되고 위험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무력을 중심으로 한 국방력 강화는 "미국과 대응하고 견제해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까지 80여㎏에 달하는 플루토늄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2022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이 70여㎏ 상당의 플루토늄과 상당량의 HEU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정보소식통은 "북한은 연간 6~10㎏의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북한의 '핵개발 총책'인 홍승무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함께했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의 우라늄 농축기지 시찰 외에 인민군 특수작전무력기지 시찰과 신형 600㎜ 방사포차 성능 검증 시험 현지지도 소식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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