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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BJ와 성관계 중 숨지게 한 40대 후원자, 징역 30년 구형

입력
2024.09.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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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BJ에 1200만 원 후원하며 만남
피해자 의식 없는데도 계속 경부 압박
과거 살인 전과도..."두려워 도망갔다"

서울서부지법.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서부지법.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 인터넷 방송 진행자(BJ)를 숨지게 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배성중)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44)씨에게 징역 30년과 전자장치 부착명령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김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전 아내 송모씨에겐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3월 11일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이 후원하던 20대 여성 BJ A씨와 성관계를 하던 중 A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A씨에게 후원을 가장 많이 한 이른바 '큰손'으로, 신입 BJ였던 A씨에게 지난해 11월부터 1,200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3월 초부터 6차례가량 만남을 이어왔다.

검찰은 "김씨는 성관계 중 A씨로부터 '그만하라'는 말을 들었고, 피해자가 축 늘어졌음에도 성관계를 계속하던 중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를 하게 해 범행이 매우 중대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김씨는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것이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할 뿐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 측은 A씨와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고 두 사람 사이에 원한이 없었던 점, 범행 직후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점 등을 근거로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씨는 최후 변론에서 1999년 살인 전과가 있음을 언급하며 "이번 일이 발각되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 있다는 두려움에 119 신고를 못 하고 도망쳤다"면서 "그러나 살해할 어떤 행각도 한 적 없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김씨는 범행 직후 A씨의 집을 세 차례 오가며, 사체 위에 물을 뿌리는 등 증거 인멸로 보이는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도를 당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A씨 물건을 서울 각지에 나눠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4일 내려질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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