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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도 담배처럼 유해 경고문 붙이자"... 미 42개주 법무장관 뭉쳤다

입력
2024.09.11 13:30
수정
2024.09.11 14:4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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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정신건강 악영향... 경고문 필요"
'미국 주치의' 머시 비벡 의무총감 제안에
뉴욕 등 주 법무 42명, ‘초당적 지지’ 선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가 지난 1월 31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착취 위기'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가 지난 1월 31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착취 위기'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42개 주(州) 법무장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담배처럼 '청소년 건강에 유해하다'는 경고문을 게시하는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의 공중보건 최고책임자인 비벡 머시 의무총감이 지난 6월 제안한 계획에 초당적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뉴욕·캘리포니아·콜로라도·테네시 등 42개 주의 법무장관들은 이날 SNS에 담배나 술에 붙는 것과 같은 경고문을 달도록 하는 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의회는 의무총감의 경고를 의무화함으로써 위기를 완화하고 미래 세대를 보호할 수 있다"며 "(법안 제정은) 청소년이 처한 위험을 경감시키는 데 중대한 한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자 정치 성향이 다른 40여개 주의 법무장관을 한데 뭉치게 만든 인물은 머시 의무총감이다. 이른바 '미국의 주치의'로 불리는 그는 지난 6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SNS에 경고문을 표시할 것을 제안했다. 머시 의무총감은 "담배 관련 연구에 따르면 경고문은 (유해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SNS 경고문도 부모와 청소년에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기적으로 상기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SNS가 청소년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해 온 그는 경고문 게시에서 더 나아가 초등학생의 SNS 사용을 완전히 금지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라고 한다.

'미국의 주치의'로 불리는 비벡 머시 의무총감. AP 연합뉴스

'미국의 주치의'로 불리는 비벡 머시 의무총감. AP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2021년부터 SNS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당시 제기된 "메타(페이스북 모기업)가 어린이들에게 불안·우울증·자살 충동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돈벌이 때문에 묵인해 왔다"는 내용의 내부 고발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에 지난 7월 미국 뉴욕주 의회는 부모 동의 없이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중독성 피드를 노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연방 상원에서도 SNS 업체에 미성년자 보호 책임을 지우는 법안이 압도적 표차로 가결됐다.

다만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다. 테크업계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시민단체 등은 SNS 규제가 이용자들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해 왔다. WP는 "규제를 추진하는 사람들은 SNS가 청소년에게 줄 수 있는 잠재적 이점을 무시하고 있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이야기"라며 "경고문 표시 역시 성급하고 부당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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