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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혔던 '7광구'...한일, 공동개발 40년 만에 다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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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붕 '7광구'를 포함한 한일남부대륙붕공동개발협정(JDZ)의 종료 통보 가능 시점을 9개월 앞두고 협정 이행 기구인 '한일 공동위원회(공동위)'가 40년 만에 재개된다. 외교당국 간 국장급 대화가 다시 시작되는 것으로 협정의 연장과 종료 등 각종 시나리오를 둔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JDZ 협정 이행을 위한 제6차 한일 공동위원회를 27일 도쿄에서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공동위는 한국의 외교부·산업부와 일본의 외무성·경제산업성의 국장급 협의체다. 1985년 제5차 공동위를 끝으로, 40년 가까이 열리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동위 개최 의무를 담은 협정 내용을 근거로 일본을 오랫동안 설득한 결과로, 협정 이행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7광구는 제주 남쪽 바다부터 일본 오키나와 해구 직전까지 이어진 대륙붕 해역을 일컫는다. 한일 양국의 영유권이 중첩되는 지역으로, 면적은 8만2,557㎢(남한 전체 넓이의 82%) 정도다. 2005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달하는 석유 자원이 매장됐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아시아의 페르시아만'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한일 양국은 1974년 1월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을 체결하고, 이 지역을 공동개발 구역으로 지정했다. 협정은 1978년 6월 22일 발효됐으며, 50년이 되는 2028년 6월 22일 만료될 예정이다. 협정 만료 3년 전부터는 일방 당사국은 협정 종료를 서면으로 통보할 수 있다. 2025년 6월 22일부터는 언제든 협정 종료 통보를 할 수 있지만, 어느 한쪽도 종료 통보를 하지 않으면 협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양국은 협정에 따라 1978년부터 7개 지점에서 시추를 진행, 3개 시추공에서 소량의 석유와 가스를 발견했다. 하지만 일본은 2002년 공동탐사 이후 "경제성이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공동개발을 일방적으로 중단했고, JDZ 이행을 위한 공동위 개최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JDZ는 양국에 조광권자(탐사와 채취를 하는 주체)를 두고 공동개발하도록 규정했는데, 한국석유공사에 조광권을 준 한국과 달리 일본은 조광권자를 지정하지도 않았다.
일본의 태도 변화는 '대륙붕 영유권'에 대한 국제법적 환경 변화에 기인한다. 협정 당시만 해도 영유권은 대륙붕이 시작된 나라에 귀속된다는 '대륙붕 연장론'이 인정됐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해양 지형'이 아닌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중간선 기조'로 전환이 됐다. 일본은 이를 기준으로 JDZ의 90%가량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공동위에서 '협정 유지'를 전제로 일본과 공동개발을 계속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새로운 협정을 맺는 것, 종료 후 분쟁 지역화 등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열어두고 공동위에 임할 예정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문제는 지금 협정 체제를 연장하면서 협의할 것이냐, 협정이 종료된 상태에서 협상하느냐는 것"이라며 "저희는 (협정 체제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은 JDZ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맺어진 협정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월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재교섭을 포함해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절히 대응할 생각"이라면서도 "유엔 해양법 규정이나 국제 판례에 비춰 중간선을 바탕으로 경계를 확정하는 게 '공평한 해결'"이라고 했다. '중간선 기조'에 따른 새로운 협정을 원한다는 얘기다.
다만 윤석열 정부 들어 개선된 한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 최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자원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일본이 '협정 종료'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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