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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치면 툭~...'팝업 북의 원조' 작품을 포스코미술관에서 무료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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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치면 접혀 있던 그림이 툭 튀어 오르는 팝업북 250여 권이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지하 1층에 전시됐다.
포스코미술관은 10월 13일까지 '팝핑(Popping), 살아있는 책들' 기획전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13∼20세기 만들어진 팝업북이 등장하는데 국내 팝업북 전시 중 최대 규모라고 포스코홀딩스가 전했다.
이 전시에는 13세기 영국의 수도사 매튜 파리스(1200~1259)가 만든 '볼벨(Volvelle)'이 나와 눈길을 끈다. 팝업북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종이에 양피지로 돌릴 수 있는 원반을 붙인 것이다. 중세의 수도원에서는 원반이 그려진 책을 돌려 해마다 달라지는 축일 날짜를 확인했는데 이를 대신하려고 만든 것이다. 1236년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이번 전시에는 2004년 복간본이 나왔다.
19세기 독일에서 활동했던 작가 로타 메켄도르프(1847~1925)의 '인터내셔널 서커스(Internationaler Circus)'도 이번 전시 주요작으로 꼽힌다. 펼치면 130㎝ 높이가 되는 이 책은 말 위에서 광대가 묘기를 부리는 가운데 관객이 이를 지켜보는 모습 등 서커스 광경을 담은 그림의 입체감이 돋보인다. 여섯 장의 입체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 등 형상이 450개에 달하는데 한 개의 탭을 당기면 그림이 움직인다. 1887년 첫 발간됐으며 1979년 복간본이 전시에 나왔다. 130여 년 전 유럽의 서커스 현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셈이다.
'현대 팝업북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작가 루이스 지로의 '데일리 익스프레스 칠드런스 애뉴얼2(DAILY EXPRESS CHILDREN'S ANNUAL No.2)'도 볼 수 있다. 이전의 팝업북은 책을 세워서 펼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는 책을 펼치면 그림이 자동으로 일어서며 형상을 나타내도록 고안했다. 팝업북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값싼 마분지를 써 작품에 특유의 질감도 나타난다. 전후좌우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그 이전과 다른 특징이다.
이 밖에 1932년 팝업북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미국 작가 해럴드 렌츠의 '피노키오 팝업'(1932년 초판본)도 전시에 나온다. 체코 출신 작가 보이테흐 쿠바슈타(1914~1992)의 대형 작품 '파나스코픽(Panascopic)' 시리즈 12권도 이번 전시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전시관 마지막 공간에는 관람객이 직접 펼쳐볼 수 있는 팝업북 100권도 있다.
포스코미술관 측은 "출판의 모든 과정이 기계화되고 전자책으로 독서를 하는 지금도 유일하게 사람의 손이 필요한 책이 팝업북"이라며 "독자의 적극적인 행위를 통해 평면의 종이가 입체의 책으로 바뀌는 팝업북은 책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 입장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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