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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한 환자 수술" "지인 병원서 치료"…입원·진료 '부정 청탁'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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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장인 인요한 최고위원이 의료진에게 특정 환자의 수술을 부탁한 듯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은 응급실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이 수술 청탁으로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실제 인 위원이 부탁을 했다면 이런 행위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진료·수술·입원과 관련한 부정 청탁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인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료진으로 추정되는 인사에게 "부탁한 환자 지금 수술 중. 조금 늦었으면 죽을 뻔. 너무 위험해서 수술해도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야"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감사 감사"라고 답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야권은 인 의원의 행동이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부친을 잃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당 최고위원은 다 방법이 있다.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는 정부와 여당은 이런 식으로 버틸 수 있었나 보다"라며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어떡하나. 이게 나라인가"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장철민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을 향해 "국회의원이 병원에 수술을 청탁하는 것은 김영란법 위반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유 위원장은 "지침에 위반된다면 당연히 (청탁금지법) 위반일 수 있겠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인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인 의원은 "(해당 환자의) 집도의가 이미 정해졌고, 그 집도의와 내가 아는 사이니까 '수술 잘 부탁합니다' (문자를 보낸 것)"라며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머리 부상 사연이 전해졌을 때도 진료 청탁과 관련한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머리를 다쳐 응급실 22곳에 전화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며 "겨우겨우 옛날에 자주 다니던 병원에 신분을 밝히고 갔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평범한 사람은 이런 시도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어디까지가 청탁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권익위의 2016년 청탁금지법 Q&A 사례집과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서면 질의 답변을 종합하면, 우선 '수술을 잘 부탁드린다'는 수준의 단순 선처나 편의 부탁은 청탁금지법상 부정 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만약 '수술을 잘 부탁한다'고만 했다는 인 의원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 선처 부탁에 해당해 부정 청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또 응급환자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의료기관 직원에게 응급환자 이송에 필요한 수단을 문의하는 행위도 '단순 문의'에 해당한다. 공직자 법령을 위반해서 지위·권한을 벗어나는 행위를 부탁하는 경우여야 부정 청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입원이나 진료 순서를 접수 순서대로 하지 않고 특정인에게 특혜를 부여해 바꿨다면 부정 청탁이다. 예를 들어 한 환자가 국립대병원 입원을 앞당기기 위해 해당 병원의 원무과장을 아는 자신의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면 환자 본인과 청탁을 전달한 친구, 청탁을 들어준 원무과장 모두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국립대병원 직원뿐 아니라 사립대병원 소속이라도 청탁을 들어준 사람이 대학교수를 겸하고 있다면 청탁금지법이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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