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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재산 26억...돈 없으면 여의도 금배지도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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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억8,141만 원.'
서울 강남구의 고가 아파트 시세가 아니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새내기 '금배지'들의 평균 재산 규모다. 국내 가구 평균 재산(순자산)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4억3,540만 원이고, 10억 원 이상 재산을 가진 가구가 상위 10.3%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회의원 대다수는 '부자'가 분명하다.
입이 떡 벌어지는 자산가도 많다. 최대 자산가는 총 333억 원을 보유한 삼성전자 대표 출신의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다. 의사 출신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270억 원으로 그다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부산고검장을 지낸 양부남 의원이 84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을 포함, 50억 원 이상 재산을 신고한 신규 국회의원은 총 17명이다. 마이너스(-) 재산의 의원은 고작 5명이다.
그래서인지 국회 안팎으로는 '돈이 없으면 금배지는 언감생심'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당장 수억 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을 감안해도, '빈자'는 함부로 선거판에 뛰어들 수조차 없다고들 한다. 국회 안팎에서는 여기다 돈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도 차츰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금배지를 달기 위해선 말 그대로 억대의 돈이 필요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0 총선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자의 선거비용은 1인 평균 1억6,003만 원에 달했다. 이는 직전 2020년 총선(9,976만 원)보다 6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여기에 쉬쉬하며 기록에 남기지 않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수도권 지역구에서 총선을 치렀던 보좌진은 "원내정당 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경선을 포함해 2억 원가량이 들었다"며 "'경선 승리가 곧 당선'인 지방은 경쟁이 치열해 수도권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여론의 변화도 '부자 금배지' 기류에 한몫한다. 실제 4·10 총선 당시 공천 심사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변호사인데 재산이 너무 적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한 경우도 있었다"며 "유권자 입장에서는 능력 없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해 2월 10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1,501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난의 원인이 '노력 부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2%에 달했다. 이는 6년 전(37%) 대비 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반면, 환경을 문제로 삼은 응답은 같은 기간 12%포인트 떨어진 28%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정치 신인들에게 국회 입성이란 하늘에 별 따기에 가깝다. 특히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청년은 도전조차 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실제 22대 국회의원 300명 중에 30대는 14명(4.7%)뿐이며, 그마저도 20대는 전무하다. 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청년 정치인은 "생계를 포기하고서 선거를 치렀는데, 탈락하게 되면 재정적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청년 입장에서 생계와 정치를 병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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