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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네타냐후에 중재국도 혼란… 가자지구 휴전 여전히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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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오락가락 발언'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뒤흔들고 있다. 핵심 쟁점인 '필라델피 회랑 철군'을 공개적으로는 반대했지만, 중재국에는 병력 철수 의사를 밝히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철군 약속으로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실제로 이스라엘군을 철수하기 전 '인질 석방'만 취하고 합의를 엎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네타냐후의 상충되는 메시지로 인해 휴전 회담이 혼돈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공식 입장과 협상 테이블 메시지가 판이하게 달라 중재국마저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필라델피 회랑 철군'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필라델피 회랑은 이집트 국경과 맞닿은 가자지구 남쪽 지역을 뜻하는데, 이스라엘은 이곳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기 밀수 통로로 지목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랑은 하마스에 산소와 재무장을 제공할 파이프라인"이라며 '철군 불가' 방침을 못 박았다.
그러나 회담에 참여한 전·현직 관리 3명에 따르면, 이스라엘 협상단은 지난 2일 휴전 중재국인 미국·이집트·카타르에 필라델피 회랑 철군 의사를 밝혔다. 앞서 미국은 △6주 휴전 및 인구 밀집 지역 철수, 인질·수감자 일부 교환 △인질 전원 석방 및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가자지구 재건 등으로 구성된 '3단계 휴전안'을 제시했는데, 데이비드 바네아 이스라엘 정보국장이 이에 따라 2단계에서 군대 철수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바네아 정보국장이 네타냐후 총리 승인 없이 이런 입장을 전했을 리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철군은 없다'고 공언한 네타냐후 총리가 뒤에서는 철군을 약속한 셈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앞뒤 발언은 자주 달랐지만, 이처럼 극명한 입장차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의 캠페인 컨설턴트 달리아 샤인들린은 "네타냐후는 종종 공개 발언과 다른 것을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가장 극단적인 사례이고, 평소와는 다르다"고 WP에 말했다.
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의 요하난 플레스너 회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철군 반대를 거듭 강조한 것이 "극우 세력에 '양보하지 않겠다'고 확신시키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를 지탱하고 있는 극우 세력은 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비공개로나마 철군 의향을 밝힌 것은 휴전 협상에 청신호지만, 정말로 철군이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한 이집트 전직 관리는 "그들(이스라엘)은 1단계를 이용하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1단계에서) 인질을 돌려받을 수 있고, 그다음 2단계에서는 '계속하지 않겠다'고 말할 것으로 우리는 예상한다"고 WP에 밝혔다. 이스라엘이 휴전안에 동의하는 척하며 단물만 빼먹고 판을 엎을 것이라고 중재국조차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내부의 관측도 다르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관리는 "일부 관리들은 협상이 1단계를 넘어갈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WP에 말했다. 이스라엘은 인질을 돌려받기 위해 협상에 응하는 척하고 있을 뿐, '철군은 없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공개 메시지가 본심이라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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