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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도 안 되는 푼돈 연금 받으라고?"... 민주당, 尹 개혁안 못 받겠다

입력
2024.09.05 1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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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수부터 자동장치, 차등화까지 '반대'
野 "자동장치로 연금 삭감해놓고
세대별 차등화로 청년 세대 속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5일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모두의 연금액을 감소시키고, 모두의 노후소득보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안"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한 내용보다 후퇴한 데다 새로 도입한 '자동안정화 장치'와 '세대별 차등 인상' 모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연금개혁안 국회 처리의 키를 쥔 민주당이 이처럼 정부안을 거부하면서 양측이 접점을 찾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꼼수", "푼돈"… 연금개혁안 조목조목 비판

민주당은 내는 돈(보험료율)과 받는 돈(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의 내용부터 반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21대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 결과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당시 위원회는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합의한 반면, 이번 정부안은 받는 돈(소득대체율)이 내는 돈(보험료율)에 못 미쳐 '더 내고 덜 받는 안'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정부안의 모수개혁안을 보면, 보험료율은 4%포인트를 올리면서(현행 9%→13%) 21대 국회 숙의 결과가 그대로 반영됐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은 2%포인트 인상(현행 40%→42%)에 그쳤다. 21대 국회에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한 연금특위 공론화위가 '소득대체율 50%'를 제시한 것과 차이가 크다. 또한 여야가 막판 이견을 좁힌 '소득대체율 43~45%'보다도 낮다.

민주당은 정부가 새로 제시한 자동안정화 장치도 못마땅하다. 재정, 인구 등 지급여건에 따라 연금수령액을 조정하면서 기금 고갈을 늦추는 장치다. 즉, 연금 수령 인구가 늘고 기금 고갈이 임박할수록 '받는 돈'이 줄어드는 구조다. 민주당은 자동장치 도입으로 연금의 보장성과 예측가능성이 모두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복지위원들은 "2024년 기준 월평균 수령액은 약 63만 원으로 '용돈 연금' 수준인데, 더 깎으면 노후 대비에 턱없이 부족한 '푼돈 연금'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대별 차등 인상안' 역시 청년세대에게 불리한 자동장치 도입을 감추려는 '눈속임'으로 보고 있다. 강선우 복지위 야당 간사는 "정부가 자동조정장치를 내놓은 것에 대해 케이크에 아이싱하듯 덮어보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與 연금특위 설치 제안에 "이해 어려워"

민주당은 국회가 한창 연금개혁을 논의해온 만큼,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민연금 개혁은 21대 국회가 마련한 사회적 합의를 출발점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에서 제안한 국회 연금특위 설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방침이다. 21대 연금특위 내용을 바탕으로 복지위에서 논의를 이어간다면, 굳이 별도 특위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진 의장은 "국회 공론화 결과를 거부하고 그와는 정반대되는 방안을 내놓고서, 새삼 특위를 구성하자고 주장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야 동수로 구성되며 소관 부처에 구애 받지 않는 특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소모적인 장외투쟁은 그만하고 국회 상설특위에서 제대로 연금개혁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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