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퇴직·개인연금도 혁신해야... 걸림돌 규제 과감히 개선"

10개 자산운용사 CEO와 상견례
"사적연금 다양한 상품 출시 지원
밸류업 위해 의결권 적극 행사하라"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사적연금 시장 혁신을 당부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을 위해 자산운용업계가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5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및 삼성·미래에셋·한화자산운용 등 10개 자산운용사 CEO와 첫 상견례를 열고 자본시장 선진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간접투자 비중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업계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고령화 시대를 맞은 적극적인 생애주기별 자산관리다. 그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언급하며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개인연금도 함께 혁신할 것"이라며 "사적연금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일임형 퇴직연금 샌드박스, 퇴직연금 갈아타기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이어 "사적연금 시장 발전은 운용사 역량에 달려있다"며 "운용업계가 안정적 장기투자형 연금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환(아랫줄 왼쪽 네 번째)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서유석(아랫줄 왼쪽 다섯 번째)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계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기업 밸류업에서의 자산운용업계 역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자산운용업계는 상장지수펀드(ETF) 베끼기, 수수료 인하, 형식적인 의결권 행사 등 단기적 수익추구에 치중하느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며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기업 스스로가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산운용업계 측은 "밸류업 기업 및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하는 등 밸류업 정책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독창적이고 특화된 상품을 만들어 달라"며 "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규제가 있다면 과감히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