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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재회' 홍명보-손흥민..."홍명보호, 첫 경기 무조건 승리" 외친 이유는?

입력
2024.09.04 18:50
수정
2024.09.04 20: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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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임과정 논란 속 첫 출항한 '홍명보호'
홍명보 "첫 경기 승리 위해 다득점 주문할 것"
손흥민 "잡음 있었지만 선수들 단단하게 버텨"

홍명보(왼쪽)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 한국-팔레스타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홍명보(왼쪽)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 한국-팔레스타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10년 만에 재회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첫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를 외치며 서로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홍명보호가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 등 우여곡절 끝에 출항한 가운데 비판적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과 손흥민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감독은 최근 여러 논란 속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 "승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팔레스타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96위로 한국(23위)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돼 한국의 승리가 예측되지만, 다득점 등 내용적인 면을 신경 쓰겠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첫 경기고 많은 분들의 기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에게 많은 득점을 주문할 것"이라며 "첫 경기에서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전에서의 전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감독은 "팔레스타인의 두 스트라이커가 상당히 위협적이다. 또 조직적인 면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대가 좀 더 공격적인 측면에서 플레이를 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허점도 있으니 우리가 반대로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좌우 측면에서 활약하는 등 2차 예선에서 좋은 장면들이 나왔다"며 "앞으로 어려운 대진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과 얘기를 해서 효율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3차 예선 B조에 속해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등 중동 팀들을 상대해야 한다.

손흥민도 홍명보호의 첫 경기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손흥민은 "지난 1년 동안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위해) 많은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첫 경기의 스타트를 잘 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8개월간 4명의 사령탑이 바뀐 대표팀에 대해 "잡음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항상 단단하게 버텨주고 있었다. 또 그렇게 해야 하는 게 대표팀 선수들이 아닐까 싶다"면서 "이번에 처음 대표팀에 온 친구들도 있는데, 팀 내 분위기는 매번 좋았던 것 같다. 선수들은 좋은 마음으로 대표팀 소집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것보다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교체로 들어오는 선수들의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한다면, 많은 축구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임 감독을 경질한 이후 황선홍,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을 운영했다. 클린스만 감독 이후 5개월 만인 지난 7월 홍 감독을 선임했으나,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수면에 떠오르면서 홍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홍 감독은 정식 사령탑으로서 '원 팀'을 강조하면서 '손흥민 리더십'에 힘을 실었다. 홍 감독은 "저보다 주장의 역할이 더 클 수 있다"면서 "감독이 바뀌었고, 새로운 분위기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게 맞지만, 기존의 선수들과의 호흡, 리더십 등 앞으로 손흥민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역할을 해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불필요하게 가졌던 무게감이나 책임감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사람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대표팀 감독과 막내로 호흡한 이후 10년 만에 재회했다. 홍 감독은 "10년 전 손흥민은 아주 젊은 선수였고,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선수였다. 그동안 우리가 바랐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으며, 잘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10년 만에 재회한 소회를 전했다.

손흥민은 홍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 리더십'을 언급했다. 그는 "10년이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면서 "감독님은 선장이시기 때문에 부드러워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항상 높은 위치에서 선수들을 카리스마로 휘어잡는 등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랐다.

한편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과의 홈경기 후 10일 3차 예선 2차전인 오만(76위)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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