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축구 金' 김진야, 병역특례 봉사자료 위조 뒤늦게 드러나

문체부 경고 처분에 반발 행정 소송서 패소
재판부 "제출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어"
"에이전트 실수, 활동 부풀린 적 없어" 입장

김진야가 2021년 7월 28일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요코하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김진야(26·FC서울)가 군 복무를 대신하는 봉사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제출했다가 경고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씨는 고의가 아니었다며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강재원)는 김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낸 체육요원 공익복무 관련 경고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29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허위로 공익복무 실적을 제출했으므로 이 사건 처분 사유는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축구 대표로 뛰며 금메달을 획득했고, 2020년 8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됐다. 군 복무 대신 4주간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34개월간 544시간의 체육 분야 봉사활동을 하는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김씨는 중·고등학교에서 공익복무를 했는데 2022년 11~12월 제출된 공익복무 확인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2022년 11월 같은 날짜와 시간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면서 똑같은 사진을 제출한 것이다. 또한 같은 해 12월 봉사활동을 했다는 확인서들은 김씨의 에이전트에 의해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지난해 7월 이를 적발해 김씨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복무 시간도 34시간 추가됐다. 하지만 김씨는 "고의로 확인서 등을 위조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에이전트가 대신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라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김씨 측 주장을 물리쳤다. 재판부는 "행정 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 조치는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된다"고 지적했다. 에이전트가 절차를 일부 대행했더라도 확인서 제출의 최종 책임은 본인인 김씨에게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위조된 부분은 기존 작성 내용과는 글자체, 글자 크기 등이 확연히 달라 주의를 기울였다면 위조 여부를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김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김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덕적으로 민감한 부분인 병역특례 관련해 문제가 불거진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지만 절대로 봉사활동을 부풀린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추가 복무 시간 34시간을 더해 578시간의 복무 활동도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위임한 책임도 있어 저도 책임감을 가지고 대처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매사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