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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년 유물 깨트린 4세 소년...이스라엘 박물관 초청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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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년 전 제작된 청동기 시대 유물을 깨트린 네 살 소년의 가족에게 이스라엘 박물관이 책임을 묻는 대신, 관용으로 보듬은 사연이 외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박물관은 파손 사고를 오히려 교육의 기회로 삼아 소년을 다시 초대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에 있는 헤흐트 박물관을 방문한 네 살 꼬마 아리엘은 전시장에 있던 청동기 시대 항아리를 구경하다 실수로 깨트렸다. 항아리 내부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했던 소년이 유물을 잡아당겼다가 받침대에서 떨어진 결과 산산조각이 났다. 아리엘의 아버지 알렉스는 가디언에 "처음 든 생각은 상황 부정이었다"며 "내 아들이 그랬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소년이 파손한 항아리는 무려 3,500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와인이나 올리브 오일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소개됐다. 헤흐트 박물관은 해당 유물을 35년간 전시했다. 아리엘이 유물을 직접 만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박물관의 전시 방침 때문이었다. 헤흐트 박물관은 방문객이 역사를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탐험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유물 주변에 유리벽 등 보호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아리엘의 부모는 즉시 박물관의 경비원에게 파손 사실을 알렸다. 아리엘 가족들은 깨진 유물이 모조품이길 바랐지만, 진품으로 확인됐다. 결국 알렉스는 박물관 측에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자 박물관은 어린아이의 실수에서 사고가 비롯된 것을 확인한 뒤, 책임을 묻는 대신 "박물관에 다시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깨진 유물이 보험에 가입돼 있는 만큼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아리엘 가족을 안심시켰다.
헤흐트 박물관은 이번 사고를 오히려 유물 복원의 교육 사례로 활용하기로 했다. 박물관은 3D 기술과 고해상도 영상을 활용해 항아리를 복원 중이라고 한다. 항아리는 조만간 다시 전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온전한 상태의 항아리가 깨진 터라 파편을 그대로 모으기가 수월했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아리엘 가족을 다시 초청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지난 30일 가족들은 환대 속에 현장을 다시 찾았다. 이날 박물관은 아리엘을 비롯한 아이들을 상대로 유물 복원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아리엘은 사과의 의미로 자신이 만든 점토 꽃병을 박물관에 선물했다고 한다.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헤흐트 박물관은 유물에 보호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방침을 유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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