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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패럴림픽서 은메달 목에 건 정재군 “돌아가신 아버지께 메달 가져갈 수 있어 너무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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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최고령자인 정재군(울산중구청)이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은 두 달 전 돌아가신 아버지께 바칠 예정이다.
정재군은 1일(이하 현지시간) 유수영(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WH1, 2등급) 결승전에서 중국의 마이지안펑-취쯔모조에 세트스코어 0-2(10-21 12-21)로 패해 2위에 올랐다.
정재군과 유수영의 나이차는 무려 26살 차. “띠 동갑이 두 바퀴가 넘는다”는 유수영의 말대로 둘의 나이차는 엄청나다. 유수영은 정재군을 “삼촌”이라 부른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둘은 올해 초 스페인장애인배드민턴국제대회에서 남자 복식 동메달,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스코틀랜드 장애인배드민턴국제대회에서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정재군은 “(유)수영이가 옆에서 잘 받쳐줬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유)수영이가 참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1976년생으로 올해 48세인 정재군은 한국 배드민턴 선수단 최고령자이기도 하다. 때문에 그는 번번이 “이번이 마지막”이라 말하곤 했다. 정재군은 “사실 목표는 2020 도쿄 패럴림픽이었는데 출전하지 못했다”며 “이후로 정말 노력도 많이 했고, 겨우 출전하게 됐으니 메달을 하나라도 가져가자고 생각했는데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재군은 2007년 작업 중 척추골절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재활병원에서 우연히 장애인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은 정재군의 삶을 180도 바꿨다. 정재군은 “다친 후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2017년 울산중구청 직장운동경기부에 입단하면서 운동도 하고, 경제적 걱정도 덜 수 있어 웃음이 늘었다”고 했다.
힘든 운동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아버지다. 정재군은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항상 내가 배드민턴 하는 걸 궁금해하셨다”며 “대회에 나가면 성적을 궁금해하셨는데, 잘하면 잘했다고 축하해주시고, 좀 못하면 ‘그 정도만 해도 잘했다, 괜찮다’ 이렇게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정재군의 아버지는 그의 메달 소식을 접하지 못한 채 지난 6월 세상을 떠났다. 정재군은 “패럴림픽 출전 소식을 전했을 때 상태가 조금 좋아지셨었는데, 결국 스코틀랜드 대회 가기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며 “패럴림픽에서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뭐든 꼭 따서 가져다 드리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는데 이룰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정재군은 2일 토마스 반트슈나이더(독일)와 단식(WH1 등급)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정재군은 “독일 선수는 무려 60대”라며 “나보다 나이는 많은데 단신인 나에 비해 190㎝ 장신이라 최대한 집중해서 반드시 메달을 추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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