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밖에 안 만졌다" 초1 여아 성추행한 중1 남학생 측 변명

지역 아동센터 수업 도중
교사, 적발 즉시 분리 조치
가해자 가족 "사춘기 호기심에..."
"피해자, 트라우마로 정신과 약 복용"

한 지역아동센터 수업 중 선생님이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여아의 바지에 손을 넣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제지하고 있다. 유튜브 '사건반장' 채널 캡처.

최근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아이 옷 속에 손을 넣어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학생 가족은 남학생이 이 여학생을 많이 만지지 않았고, 어려서 호기심에 그랬다고 피해자 부모에 말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를 당한 초등학교 1학년 A학생은 지난달 이틀 간 강원도 영월 한 아동센터에서 이뤄진 합숙 합동 수업을 받았다. 총 50명의 학생 대부분은 초등학생이었으나 일부 중학교 남학생도 포함됐다.

그런데 A학생의 어머니 B씨는 센터에 딸을 데리러 갔다가 "옆자리에 있던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딸을 성추행 했고, 담당 교사가 이를 목격했다" 는 얘기를 들었다. 담당 교사는 성추행 전 가해 학생이 B씨 딸의 팔을 계속 만져 경고를 줬다면서 "여자아이의 두 손은 테이블에 올라와 있었고 남자아이는 한 손만 올라와 있었다"고 했다. 이어 "혹시나 해서 계속 지켜봤는데 여자아이의 바지가 움직이는 걸 보고 바로 남학생의 손을 잡았다" 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교사는 두 학생을 불러냈고 남학생은 잘못을 인정했다. 교사는 즉시 둘을 분리 조치했다.

피해학생의 딸인 초등학교 1학년 학생(오른쪽)이 가해자인 중학교1학년 남학생(왼쪽 연두색 티셔츠)과 수업을 받는 모습. 유튜브 '사건반장'캡처.

가해 학생 "실수로 바지에 손 들어갔다"

딸의 사건을 제보한 B씨는 이 일을 대하는 남학생과 그 가족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났다고 방송에 전했다. B씨가 가해 학생에 사건 설명을 요구하자 이 남학생은 "손을 잡고 있었는데 장난치면서 밀다가 실수로 (딸의) 바지 속으로 (손이) 들어갔다" 고 답했다. 이후 남학생의 부모와 고모는 B씨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지만 "선생님이 분리 조치를 해서 (우리 아이는 여학생을) 조금 밖에 안 만졌다" 며 "어려서 사춘기 호기심에 그런 것 아니냐" 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국 B씨는 해당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B씨의 딸은 경찰 조사에서 "(남학생이) 점심시간에 '쎄쎄쎄' 를 하자며 손을 잡더니 손을 내려서 바지 위 신체 부위를 계속 만졌다" 며 "'하지 말라'고 했으나 듣지 않았다" 고 진술했다고 한다.

방송에 따르면 현재 피해 여학생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B씨는 딸이 사건 이후 정신과 약을 처방 받아 복용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박지훈 변호사는 "(가해)남학생은 소년부 송치로 보호처분을 받을 것"이라며 "아주 약하게 처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