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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두 번째 금메달 쏜 박진호 "비어있던 게 꽉 찬 느낌.. 뭉클하다"

입력
2024.08.31 21:25
수정
2024.09.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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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 등급) 결선에서 249.4점을 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박진호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 등급) 결선에서 249.4점을 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공기소총 간판 박진호(강릉시청)가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두 번째 금메달을 쐈다. 이로써 3년 전 0.1점 차로 금메달을 놓친 한도 풀었다.

박진호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 등급) 결선에서 249.4점을 쏴 예르킨 가바소프(카자흐스탄·247.7점)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조정두(BDH파라스)의 P1 남자 10m 공기권총(SH1 등급) 금메달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이다. 현재 한국 장애인 사격은 이틀 만에 메달 4개(금2, 은1, 동1)를 획득했다.

박진호는 체대 출신으로 25살이었던 2002년 낙상 사고로 척수 장애를 입었다. 재활을 하던 그는 의사의 권유로 총을 잡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선수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우승하며 랭킹 1위에 오른 박진호는 지난해 창원 월드컵에서 결선 세계기록(250.5점)을 세우기도 했다. 본선 세계기록(631.3점) 역시 그가 갖고 있다.

패럴릭픽 금메달은 사격 선수로서 모든 걸 이룬 그의 마지막 과제였다. 박진호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획득했다. 복사 종목에서는 0.1점 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박진호는 "2014년부터 이 종목 세계신기록(본선)을 나 혼자 바꿔왔는데 유독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이 없었다"며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는데, (이번에 금메달을 땀으로써) 비어있던 게 꽉 찬 느낌이 들었다. 희열이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 내가 드디어 패럴림픽에서 애국가를 울리는구나'라는 생각에 뭉클했고, 눈물이 날 뻔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결선에서는 뒷심이 돋보였다. 21번째 발에서 10.6점을 쏘고 선두에 오른 박진호는 이후 남은 세 발 동안 리드를 지켰다. 시간(50초)을 충분히 쓰면서 제 페이스를 찾은 듯했다. 그는 "시계가 눈에 보이는 것은 좋아하는데, 이 곳에서는 고개를 돌려야 볼 수 있더라"며 "시간이 지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쏘고 나서 보니 10초 정도 남더라. 그래서 충분히 더 호흡하고 내 페이스를 찾았다"고 돌아봤다.

박진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진호는 9월3일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와 9월 5일 R6 혼성 50m 소총 복사에 출전한다. 그는 "내가 가진 기량만 다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욕심부리지 않고,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는 각오를 다졌다.

파리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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