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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둘째 날 사격에서만 금·은·동 모두 나와 '메달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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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서도 사격이 ‘효자 종목’으로 등극했다. 대회 둘째 날 한국 사격 대표팀은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하나씩 획득하며 메달 잔치를 벌였다.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건 조정두(BDH파라스)다. 조정두는 3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SH1 등급) 결선에서 237.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창원 월드컵에서 해당 종목 금메달을 따내며 패럴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조정두는 생애 첫 패럴림픽에서 2위 마니쉬 나르왈(인도·234.9점)을 큰 점수 차로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섰다. 조정두는 "연습 때처럼 잘되지 않아서 약간 불안했는데, 갑자기 '어차피 상대방이 다 알아서 빠질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편하게 쐈다"고 말했다.
조정두는 복무 중이던 2007년 뇌척수막염을 진단받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후유증으로 척수 장애인이 됐다. 이후 약 7~8년 동안 슈팅 게임에 매몰되는 등 은둔 생활을 하던 조정두는 사격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자신처럼 후천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향해 조정두는 "(후천적 장애는) 누가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라며 "스스로 용기를 갖고 일단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달 아빠가 되는 조정두는 "9월 12일이 출산예정일인데, 사실 그간 운동하느라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내에게 엄청 미안했다"며 "그 미안함 때문에 더 열심히 훈련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아들 '띠용이(태명)'에게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며 "엇나가지 말고 바르게 자라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윤리(완도군청)도 이날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 등급) 결선에서 246.8점을 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이다.
사실 이윤리의 선전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 예상 성적을 공개하면서 26명의 선수를 메달 ‘유력’ ‘유망’ ‘가능’ 등으로 분류했는데, 해당 명단에 이윤리는 없다. 이윤리는 “작은 사람에 불과한 내가 대한민국에 큰 희망과 기쁨을 전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금메달이면 더 좋겠지만 내심 ‘은메달이어도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고, 목표를 이뤄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윤리는 이날 23번째발까지 선두를 지켰으나 24번째 마지막 발에서 다리 강직 여파로 6.8점을 쏴 아쉽게 금메달을 내줘야 했다. 마지막 발을 쏘기 직전 관중석에서 두 번의 박수 소리가 나왔는데, 이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며 “도리어 관중들의 응원에 힘을 많이 얻었고, 덕분에 즐기면서 대회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가장 마지막으로 결선에 나선 서훈태(코오롱)는 사격 R4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2) 결선에서 총점 231.7점을 획득해 고라즈드 티르섹(슬로베니아·253.3점), 탕기 포레스트(프랑스·253.1점)에 이어 3위에 오르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훈태는 2008년 특전사 복무 중 낙상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은 그는 당초 활동적 종목을 선호해 탁구와 휠체어 럭비를 하다 잘 맞지 않은 탓에 2018년 사격 선수가 됐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이제 사격은 내 첫 패럴림픽 출전과 메달을 따게 해준 종목이 됐다”며 웃었다.
서훈태는 이날 예선, 결선을 끝으로 대회를 모두 마쳤다. 이날 로더로 함께 호흡한 어머니 임정애 씨와도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 그는 첫 패럴림픽 메달의 영광을 함께하고 싶은 아버지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사실 아버지와 말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무뚝뚝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늘 뒤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었다. 어머니는 로더로 함께 오셨지만, 아버지는 한국에 계신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17개 종목에 83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목표는 금메달 5개 수확, 종합순위 20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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