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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 나훈아와 라이벌 구도에 얽힌 비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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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남진과 나훈아는 '세기의 라이벌'로 불리곤 했다. 남진은 나훈아와의 라이벌 구도가 '연예계의 비지니스' 때문에 형성됐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재밌는 인연 또한 존재한다. 나훈아는 남진 친구의 제자다.
남진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오빠, 남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빠, 남진'은 대한민국 최초의 팬덤을 이끈 남진의 데뷔 60주년을 기념하는, 팬들을 위한 헌정 무비다. 남진의 데뷔 시절부터 현재까지 그의 인생을 조명한다.
1965년 데뷔한 남진은 가요계의 살아 있는 역사다. 그는 지난날을 담은 '오빠, 남진'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됐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며 감동했다. (가수 생활을) 60년 하고 보니 '행운이구나' '축복이구나' 싶었다. '많은 팬들이 있어서 오늘도 내가 활동하고 있구나'라는 감사함을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 전했다. '오빠, 남진'은 팬들을 위한 헌정 무비이지만 남진에게도 큰 감동을 안겼다.
자신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본 느낌은 어떨까. 남진은 "웃음이 난다. '저때 저렇게 생겼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에 담긴 과거의 외모를 '풋사과'에 비유하며 "얼마나 싱싱했겠나. 귀여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그때는 인물 좋은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스스로를)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겸손해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남진은 과거 해병대에 입대해 월남전까지 참전했다. 이후 다시 무대에 돌아와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는 "우여곡절이 나만큼 많은 놈이 없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사병은 해외 복무를 1년 이상 못하게 돼 있다. 그런데 나는 사정해서 1년 더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사정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진은 "여단장님이 '(한국으로) 빨리 가' 하시더라. 그래서 '제가 가면 1년 후에 다시 가수 활동을 합니다. 한국에 가서 부대 안에 있는 것과 전쟁터에 있다가 제대하는 것 중 대중이 볼 때 어느 쪽이 더 멋있겠습니까' 했다. 그러니까 여단장님이 '쟤 1년 더 연장시켜줘'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1971년 제대한 남진은 다시 뜨거운 인기를 누리게 됐다. 1970년대, 그는 나훈아와 가요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시선을 모았다. 남진은 나훈아가 '타고난 트로트 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훈아씨와의 라이벌 시대가 있었다. 미디어에서 만들어 준 거다. 돈을 벌기 위한 연예계 비지니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훈아씨가 고등학생이던 때 그를 봤다. 내 친구의 제자다"라고 그와의 또다른 인연을 밝혔다.
1946년생 남진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진은 "행운 덕분에 내가 가진 것, 노력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었고 스타가 됐다. 난 남보다 행운이 많이 따른 사람이다. 우리나라가 어렵던 1950~1960년대에 부모님을 잘 만나서 고생도 안 했다. 그 시절 신문사 회장, 국회의원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나"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고생을 안 하고 스타가 되니 애절함 등 깊은 맛이 없었다. 감성을 따라하는 것이었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감사함에 제대로 보답 못했구나' 싶었다. '예전으로 돌아가서 노력해보자'라는 생각이다. 나이를 먹으며 데뷔 때보다 큰 열정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팬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깊은 감성을 담은 노래를 들려주고 싶단다.
남진은 대한민국 최초의 팬덤을 이끌었다. 그에게 팬은 변함없이 큰 의미를 갖는다. 남진은 "20대에 데뷔했을 때 팬들이 10대였다. 그 소녀들이 70대가 됐다. 행사 때 만나면 가족같은 느낌이다. 그들이 날 보고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표정을 짓더라"고 말했다. 지금의 남진에게 음악은 삶이자 곧 인생이다. 그는 "이 나이가 되니 '내 전부가 음악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좋은 곡을 하나라도 더 남기고 떠나고 싶다"는 남진은 여전히 '멋진 오빠'였다.
한편 '오빠, 남진'은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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