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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 비닐하우스서 숨진 이주노동자 '속헹'… 사망 4년 만의 판결 "국가 책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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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이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지내다 사망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의 유족이 "대한민국이 외국인노동자의 권익보호를 다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9단독 조영기 부장판사는 속헹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29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상당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려워, 국가가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입국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인 속헹은 2018년부터 경기 포천시의 한 농장에서 채소 수확일을 하다가 2020년 12월 20일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해당 사업장의 외국인 근로자들은 비닐하우스 안에 설치한 샌드위치 패널로 꾸려진 가건물을 숙소로 사용했다.
사인은 간경화 합병증으로 드러났지만, 이주인권단체에선 동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숙소 전기설비의 잦은 고장 탓에 직원들은 난방도 없이 한겨울을 버텨야 했기 때문이다. 속헹이 평소 앓고 있던 간경화 증세가 추위로 인해 악화됐을 가능성을 지적한 전문의 소견도 있었다.
근로복지공단도 속헹이 업무상 질병에 의해 숨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족은 "대한민국은 직장 건강보험 적용조차 안 되는 사업장에 고인을 배정하고, 고용허가를 내준 사업장이 주거환경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건강∙주거권을 침해했다"며 2022년 1억 원의 소송을 냈다.
법원은 그러나 "국가에 부작위(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의 잘못이 있다"는 주장을 물리쳤다. 재판부는 "사인으로 확인된 증거자료와 당시 숙식하던 기숙사 내부 상황 등을 종합해보면, 사망과 국가의 부작위의무 위반 간의 상당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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